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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Feb 19. 2017

나를 사랑한 시간, 포르투갈

런던에서 포르투, 해리포터 서점에 들어서다

 드디어 마침내, 기어코, 내가, 포르투갈 땅을 밟았다. 일상에서 잠시 짬을 낸 여행이지만 짧은 시간 속에서 조금이라도 이 곳의 매력을 느끼고 가 볼 참이다.

포르투갈의 두번째 도시 포르투(Porto)와 수도 리스본(Lisbon/Lisboa).


지금까지의 내가 느꼈던 포르투(Porto)는.


1. 아기자기하다
2. 사람들이 친절하고 소박하다
3. 물가가 저렴하다
4. 건물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5. 빵이 맛있다
6. 와인부심
7. 작다
8. 좋다
9. 좋다
10. 좋다
.
.

.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포르투 가 본적 있어?"라고 묻겠지만, 장님이 코끼리 코를 만진 격으로 들려오는 대학 동창들의 여행담이 내 머리 속에 포르투를 완성시켰다. 리스본 역시다.  누군가를 통해 들어 본 도시, 그 곳으로 향하는 내게 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새로운 발견을 기대해 본다.







포르투로 가 볼까

갑작스레 이틀 휴가를 냈다. 주말을 붙이고 보자. 나흘의 여유 시간에 현재 나의 인생의 유일한 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좋은 공기 마시며 맛있는 음식 먹기를 할 곳을 찾아볼까.' 해서 이번엔 "포르투(Porto)"다.


십 년이라는 세월에 강산이 바뀌기 전에, 나의 대학 생활에 가장 큰 단어를 말하라면 단언코 "브라질"이다. 내가 주 전공한 포르투갈어학은 학생들이 흔히 세 부류로 나뉜다. 세계 시장에서 장래가 밝은 브라질(당시에는 BRICs를 운운하며 밝은 미래라 칭했다, 지금의 환율 몰락과 부패에 휘청일 나라로는 보지 않았다.)을 택하거나, 원조 부심의 포르투갈을 택하거나, 포르투갈어이고 나발이고 전공 한 쪽으로 밀어 치워고 취업을 목표로 대학생할을 하거나다. 입학 당시 어느 한 곳에도 치우침 없이 단순히 대.학.생.활을 즐기자였던 나는 2학년 때 어떠한 결심에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브라질 행을 감행하고 돌아왔다. 그런 내 눈에 포르투갈은 단지 어원의 원조 부심, 허세 그 자체였다. 포르투갈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동기 선후배, 포르투갈에서 수학하신 교수님들의 모습은 무언가 나와 친숙하지 않은. 무언의 느낌이 있었다.




그랬던 내가 드디어 포르투갈에. 고작 나흘 뿐이지만. 개인적으로 졸면서 기어코 버텨내 들었던 대략 20학점 쯤은 족히 되는 포르투갈의 정치,역사, 경제, 문학이, 사실은 단어 몇 개와 몇 명의 인물로 압축되지만서도, 간다.

  


짧은 여행을 가장 알차게 보내기 위해, 오전 비행기를 탔다. 아침 9시 반 런던 스탠스티드 공항에서.아. 오랜만에. 이게 누군가에게 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으니.


런던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런던 스탠스티드 공항을 가는 건.

1. Coach: 런던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2. Express: 런던 리버풀 스트리트 레일 스테이션


런던이 아닌 도시에서 갈 수 있는 건 coach, 그 이외엔 정말 셀 수 없는 환승이 기다린다. 집에서 택시를 타고 coach스테이션에 가서 버스를 타고 한 번에 London Stansted Airport에 도착.


스탠스티드 공항에 절 반 쯤은 차지하고 있을 법 한 저가 항공 라이언에어(Ryan Air)를 타고 1시간 20분 정도 소요로 포르투갈에 도착일정이다. 라이언 에어 이용하기에 허무한 페널티를 내지 않는 팁은 조만간 상세 포스팅이 필요할 듯하여, 허무한 페널티 1회 이상 유경험자로서 다음에 반드시 등록하겠다.



비자체크를 하고, 수화물 검사가 끝나고 면세에서 생필품 중 생명을 다한 조말론 라임바질 향수 1병, 바비브라운 파우더 1개 구매 후, 공복의 불쾌함을 없애고자 게이트 가기 전 주변을 살피다 메뉴 사진이 맛있어 보이는 곳, COAST에 들어가 'Big breakfast'와 라떼를 주문했다.


어딜가나 이렇게 이 나간 접시고 컵이고 사용하는 걸 보면, 한국이 그립긴 해. 이건 나의 진심이다.

이가 나간 커피 잔에 담긴 라떼를 홀짝 거릴 쯤, 멀리서 아주 작아보이는 체구의 여성이 왼손에 가볍다는 듯 넓직하고 하얀 접시를 들고 나를 향해 걸어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내 것이 아니기를.'

혹시나 하던 우려는 역시나로 바뀌었고 예상치 못한 적은 양에 "BIG"이라는 표현이 나에게 준 기대감은 메뉴와 함께 날아갔다.


스크램블 에그 +로스트 토마토 + 베이컨 + 소시지 + 야채와 곁들인 칩스




"BIG"이라는 표현으로 혼자만에 착각에 쌓여 예상했던 나의 식사 시간은 1/3로 압축되며 나는 여유있게 게이트로 향할 수 있었다.


영국과 영국 외 유럽 국가는 코 앞에 붙어 있어도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체코 등등등 다들 같으나, 영국은 그들보다 한 시간이 느리다. 영국에서 여행을 가면 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버린 느낌이다.


포르투갈이 보이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에서도 포르투가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거주 시에 비자 때문에 서러움을 겪다가도, 유럽 내 구간 항공기를 이용하면 나갈 때 빛을 발한다. EU 국가 여권과 Non EU국가 여권이 구분되어 있어 입국 심사시, 탑승객의 대부분이 EU사람들인 유럽 내 구간 항공기를 타면 기다릴 필요가 없다. 포르투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내가 첫번째,  



이게 얼마만의 포르투갈어 사용인가.

감회가 새롭다며 감흥을 느낄 새도 없이 내 발음을 지적하며 포르투갈식 발음을 따라하게 만드는 입국심사원. 아....내가 따라하니 마냥 좋다며 웃는다. 내가 세 살만 어렸어도 아...


여행에 습관이기도 하지만, 아무 정보없이 그리고 심지어 이번엔 환전도 없이 포르투갈 땅을 밟았다. 왜? 언어가 되잖아 라는 쓸데없는 포부심으로 도착해서 돈 뽑으랴, 교통편 티켓사랴, 버스와 지하철 중에 무엇을 타야하는지도 직접 가서 확인하랴, 카드결제 불가, 게다가 동전으로만 구매가 가능한 1일 대중교통 이용권 자판기 앞에서 다시 출국 게이트까지 가서 지폐로 티켓 구매하랴. 공항에서 입국하고 한 시간?을 소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드디어 포르투갈 땅 한 번 밟았다.


포르투공항에서 메트로를 타고 시내까지는 30분이 조금 넘게 걸린듯 하다. 깨끗하지만 화려함은 없다. 잘 정돈된 느낌이다.


골목골목은 오래된 건물들이 아기자기하다.




시내에 내려 부킹닷컴(http://www.booking.com)에서 1박만 예약해 둔 호텔에 가서 체크인은 보통 2시이지만 짐을 맡겼고, 시내 관광지도와 직원의 세심한 관광지 안내를 받았다. 요즘 호텔이나 호스텔 등 숙박시설 예약 서비스 기업이 엄청 나게 늘은 것 같다. 친구들 중에 에어비앤비 성애자도 있지만 나는 한 7-8년 은 이용한 것 같다. 등급이 genius라고 되어 있던데 이래저래 사용도에 따라 금액 할인이나 추가로 무료 제공되는 혜택이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금액 10%할인 혜택만 경험했다 아직까지.



동네 골목 골목을 걸어다녔다. 길 초입에서 바라보면, 스페인에서 느꼈던 골목길 풍경이 흡사하다.


항구도시라 그런지 갈매기가 어딜가나 참으로 많다. 

글루미한 영국 날씨를 뒤로하고 온 포르투갈은 환상의 하늘이었다.

포르투 여행 포스팅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면 이러한 파란 교회들이 많이 보인다. 외곽과 내부에 파란 벽화를 타일에 손수 그린 섬세함이 일품이나 왠만한 도시 곳곳을 다니면 "아 여기가 아까 갔던 곳인가?"라고 느낄 정도로 동일한 모습의 건물들은 물리도록 보인다.


해리포터 성지에 들어서다

다른 곳은 안보더라도 영화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포르투의 렐루 서점은 필수로 가보라는 직원의 얘기에 골목길을 세 번을 돌아서 찾아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 사이로. 나같이 해리포터 문외한은 보고도 지나칠 그런 곳이다. 기왕 왔으니 구경이라도 해보자 하고 들어가는 찰나 문 앞에 직원이 "Could you show me your voucher?"이런다. 무슨 바우처. 서점 들어가는데....


직원은 친절하게 맞은편 빨간 부스에 가서 바우처를 구입해서 입장을 하란다. 영화의 흥행으로 관광객이 몰리자 영업을 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 서점에서 고안된 방안인 바우처. 렐루서점의 입장권이기도 한 이 3유로의 바우처는 서점에서 당일 책을 구매할 시 3유로의 가격을 할인 받는다. 즉, 책을 구매하기 위해 온 고객에게는 입장이 무료인 셈이고, 단순히 서점 내부를 구경하기 온 자들에게는 3유로의 입장료를 요구한다.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방안이다. 


해리포터 영화 속 서점인 렐루 서점에 입장을 위한 바우처를 구입할 수 있는 "빨간 부스"



고서들은 2층 높은 책장에 보관되어 있으며, 영문판 포르투갈어판 다양한 서적들을 볼 수 있다. 나는 해리포터 팬이 아니므로 책에 더 집중했다. 눈에 띄는 이름 하나가 보였다. 그 곳에 가니 책은 한 권이 아니었다. 사후 더 인정을 받은 포르투갈의 서정시인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의 여러 작품집이 즐비했다. 여러 필명으로 다면적으로 문학을 표현하고자 한 그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이름을 보고, 그의 특색인 검은 중절모의 책 표지를 보자 불현듯 떠올랐다.

  



나처럼 물론, 해리포터라는 영화를 매개로 이 곳에 발을 들였지만,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그 흥미와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기에 이 곳을 여행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할 만 하다.



Lello bookshop


영업시간: 10:00-19:30

주소: R. das Carmelitas 144, 4050-161 Porto,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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