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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Aug 10. 2017

프랑스: 인연, 음식 & 주짓수 (3)

3. 자동차 사기 (1)

프랑스에게 차를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애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사야죠. 좋아하는 건데. ㅎ 저는 차가 없으면 행동에 제한을 받는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no car, no life! 원하면 언제든 타고 나가면 되는데, 버스나 기차를 타면 기다려야 하죠. 가고 싶은 장소보다는 정거장이나 역 중심으로 다니게 됩니다. 이곳에서 두가지 요인이 차구매에 영향을 주었는데요. 첫째, 프랑스 남부여행을 언젠가 할 계획입니다. 언젠가는요. 그럴러면, 자유로히 서고 가고 뭐 그런 여행을 하고 싶더라구요. (바이크 여행도 좋은데 일단은 차 여행이 먼저입니다) 둘째, 더 중요한 구매 요인은 역시 주짓수입니다. 물랑다니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요. 왕복 3-4시간을 거리에서 보내니 조금 시간관리에 무리가 올 정도입니다.


차를 산다고 하니깐 대뜸 1-2년 있지도 않는데 왜 사느냐 차라리 렌트를 하라는 애기를 하곤 합니다. 사는 과정이 지난하다는 것이지요. 일단 겁을 잔뜩 주더라구요. (상대방이 왜 사려는지 별로 물어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면 어쩔 수 없지요. 사실 인생에서 우리가 매 순간 선택을 하는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선택이라기보다는 그것말고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요당한 선택에서 기존보다 나은 뭔가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제겐 차가 선택이 아닙니다. 차는 이동수단을 넘어선 자유, 스타일, 정체성 뭐 그런 것입니다.


차를 사기 위해 정보가 필요하던 참에, 프랑스 사이트를 통해 일단 중고차를 쭉 검색해보았데요. 이 정보는 구내 카페에서 일하는 터키인분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차를 사려고 차 광고가 붙어있는 보드판을 보고 있는데, 종업원 한분이 저를 보고 차 사려고 하면 이 터키인분에게 애기를 하라는 것입니다. "왜요?" (이 단어을 유난히 좋아하는 한분이 떠오르네요 ㅎ) 그분이 안팔린 차를 몇대 부탁받아 놓고  있다라구요. 암튼 그 분에게서 차를 사지는 않았지만, 정말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도 잘 하고 유머가 넘치는 친절한 분입니다. (제 경험으로 프랑스에서 만난 터키인들은 다 영어를 잘하더라요) 차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한가지 문제가 있더라구요. 이곳은 파리외곽이라 차 선택범위가 너무 좁더라구요. 그래도 몇분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구글 번역기를 통해 불어로 메시지를 남기니 몇분이 연락이 오네요. 오 번역이 좋았던지 불어로 전화기와 이메일로 제법 긴 문장으로 연락이 와서 재변역을 해서 읽고 다시 번역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한 여자분이랑 통화를 해서 차를 보기 위해 만나기로 했는데, 두번이나 약속을 너무 자연스럽게 취소를 하네요. 허 참. 이게 무슨 매너없는 행동인지. 처음엔 차가 갑자기 팔렸다고 해서 잡은 약속 땡!  본인이 직접 연락해서 두번째 약속잡아 놓고, 차를 친구가 빌려가서 아직 안돌려준다는 이상한 변명까지 듣고. 정말 가지가지...오픈카 차주도 만나봤는데 차가 인터넷 사진보다 더 낡아보여서 포기해습니다. 가격도 너무 높고. 그래도 퐁텐블로숲을 가로질러 오픈카 드리이빙을 제밥 즐겼습니다. 오랫만에 수동스틱 운전하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영국에서 가져온,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차의 주인도 만나보았습니다. 차는 좋은데 오른쪽 운전대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사실 홍콩에서 운전 경험이 있기는 한데, 혼자서만 다른 방향으로 운전하는 것은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두분 더 만나보있는데요... 만나본 차 주분들, 이상하게 차 세차는 기본적으로 안하고 고장난 부분도 전혀 고치지 않고 차를 보여주네요. 음... 이걸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걸 다 감안한 차가격이라는 것인지. 차가 너무 더러우면 차이미지가 안좋다는 생각은 안하는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글쓰는 이 순간에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문화가 다르니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


결국 파리까지 넣어 포괄적으로 검색하니 몇개가 더 걸리네요. 날을 잡아 파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7월14일 혁명기념일이라 불꽃축제도 있고 해서 15일에 차주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14일에 파리로 가서 하루밤을 호텔에서 자는 호사를 감행했습니다. (사실 무료숙박권을 이용했습니다 ㅎ). 불꽃축제가 생각보다 너무 환상적이네요. 그전까지는 최고의 불꽃축제가 7월4일 보스톤에서 독립기념일 불꽃축제였는데 이제 맘 확 바꿨습니다. 정말 프랑스적인, 프랑스인만이 가능한 그런 독창적인 불꽃축제였습니다. 이게 다 에펠탑 때문에 가능합니다.

한시간 정도 음악회가 광장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30분정도 불꽃축제가 열렸는데, 음악과 잘 어울려져 장관을 연출하더군요. 파리시민 다 온 만큼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목빠지게 기다리다 다들 탄성을 지르고 너무나도 좋아하네요. 중간에 애국가가 나오면서 에펠탑은 프랑스 국기의 삼색으로 물듭니다. 시민들의 노랫소리와 더불어 뭔가가 느끼지는 멋진 관경이었습니다. 작년 같은 날, 니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참사때문에 무장 경찰도 많이 보니고 경비도 삼엄했습니다. 가방 검사는 기본이구요.


불꽃놀이가 끝나고 귀가전쟁이 시작되네요.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호텔로 가려는데 시간이 벌써 밤 12시네요. 택시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보이고 지하철도 거의 끊어져 가는 상황. 무작정 걸었습니다. 샹젤리제 호텔쪽을 향해서. 아 이럴때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는 상황. 꼭 이런 중요한 순간에. 잽싸게 우버를 불러봤는데. 가까히 오다가 멈춰서서 올 생각을 안하네요. (이거 방지하는 우버법은 없나요? ㅎㅎ) 근처에 있는데도 더 좋은 손님을 잡으려는지. 얼마를 걸었는지 너무 피곤하고  주변도 어둡고 그다지 안전해보이지 않아서 슬쩍 걱정이 됐습니다. 거의 호텔에 나오서야 택시를 잡았습니다. 얼마 안남아도 택시 타고 깊은 그런 심점. 아~~. 그런데 호텔에 도착하니 더 황당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아 이를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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