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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Aug 10. 2017

프랑스: 인연, 음식 & 주짓수 (2)

2. 주짓수 주말 세션

물랑 주짓도장에 첫날 나가고 두번째 나가기를 고대하고 있는데 찰스에게서 연락이 왔네요. 토요일에도 세션이 있다구요. 주말에? 프랑스 친구들 주말에는 다 쉬는줄 알았는데. 낮에 세션이 있으니 관심있으면 오라고 하네요. 물론 가야죠! 내심 지난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을 하겠거니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직도 얼얼한 몸을 추스려 도장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는 우버를 타지 않고 집근처에서 34번 버스를 탔습니다. 약 25분 걸리는데 버스가 자주 있지를 않아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주말에는 더욱이 버스가 많지 않아서 좀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집에 갈때는 9시25분차와 10시25분막차가 제가 탈수 있는 버스이지요. 근데, 운동이 9시20분가량 마치니깐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거죠 ㅎ) 물랑에 도착하고 도장을 찾아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 우버탈땐 편했는데요. 핸드폰 구글 지도 보면서 열심히 가는데 길이 낯설고 핸드폰 신호가 일정치 않아 십지 않더라구요. 결국 지나가는 자전거 타는 대학생에게 물어 찾았습니다. 15분 정도 걸어서 도장이 도착하니 땀이 쭉... 이미 준비 운동 다 되었네요. ㅎ 도장은 강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커다란 옛날 건물이 강변 앞쪽에 있는데, 근데 이게 감옥이라고 하네요. 헐! 이걸보니 새삼 자유로운 자신에게 감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토요일 세션은 가볍게 몸을 풀고 연습을 하다가 the king of the mountain이라는 게임을 하네요. 가장 잘 하는 선수들 4-5명이 중앙에 위치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같이 스파링을 합니다. 패스, 스윕 그리고 경기에 지면 다음 선수로 교체됩니다. 주로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이 블랙 혹은 브라운 급이라 저같은 경우는 오래 못보티고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형태로 1시간 이상을 계속하다보니 이 일도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무엇보다도 체력안배를 잘 해야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조금 의욕이 앞서면 금세 체력이 고갈되고 너무 천천히 하면 바로 경기에 지게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저는 아주 맘에 들더라구요. 끊임없이 상대방에게서 빈틈을 만들려고 생각을 하게 만들게 됩니다. 기술에서 밀리고 힘에서 밀리지만 그래도 조금씩 늘거라고 생각되구요.


주짓수를 하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무엇이 사람을 열정적으로 만드는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지, 무엇인가에 열심히 몰두한다든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은 사회과학 이론으로도 설명이 힘든거 같아요. 그냥 사랑하게되는거지요. 그리고 그냥 좋아지는거지요. 저는 '그냥'이 정답인거 같습니다. 영어에도 이런 표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이 주는 그런 느낌을 가진 짧은 단어. 암튼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면 나머지는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길을 찾고 방법을  찾고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근데 좋아하는 무엇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힘든거 같습니다. 다들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주짓수를 하는 사람은 일단 이 고민은 벗어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운동할때 정말 행복합니다. 그리 힘든데 뭐가 그리 좋은지.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온몸이 얼얼한데 집에 가면 다시 가고 싶거든요. 거의 중독수준이지요.


생각해보니 누가 머나먼 다른 나라에 와서 주짓수라는 생소한 운동을, 자주 오지도 않는 버스타고 걸어서 도장 찾아가서, 언어도 안통하는 사람들과 할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다 주짓수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간절히 원하면 길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이게 바로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잡스도 애기해잖아요. "Keep looking, don't se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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