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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울라 최 Oct 12. 2021

아름다움의 등급 - 래리 가고시안

미술경매와 가고시안 갤러리

아름다움에 대하여


한 공간에  두세명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화의 시작은 연애, 육아, 부동산, 주식 등 서로 공유할만한 관심사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다 결국 마지막 주제는 다이어트나 외모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나는 동양적인 외모에 통통한 체격 그리고 아담한 키를 갖고있다. 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가면 왠지모를 씁쓸한 기분이든다. 다들 큰키에 마른체형 뚜렷한 이목구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원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밀려난 듯해서 내 존재가 뜨거운 공기에 녹는듯한 기분이 든다.

초고속으로 변화에 적응하는 대한민국에서 정해놓은 아름다움의 기준을 부정하는 건 시대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열심히 관리를 해야한다. 나도 때로는 경박한 아름다움이 좋다.


 "가장 크게 마음을 흔들어놓는 아름다움은 가장 빨리 사라지는 아름다움이다.

얼굴이나 육체에 대한 아름다움은 "고양적인"기능은 없이 아름다움이란 개념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영역이다.

예술 작품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죽었다는 뜻이라고 Gertrude Stein은 말한다.

아름다움은 "단지" 아름답기만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가장 재미없고 천박한 칭찬이다.

취향이라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예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폭넓게 오랜 기간 동안 의견이 일치하여 형성되었다하더라도

실은 예술에 대한 사적이고 간접적이면서 언제라도 바뀔수 있는 반응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Valery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그것이 정의 될 수 없다는것에 있다고 말했다.

아름답다는 이유로 여성은 숭배의 대상이 되지만 또한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는 이유로 얕잡아 보인다. 아름다움은 연극적이다. 내 보이고 칭찬받기 위한것이다.

그리고 그 단어는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여성적 천박성의 전시장과도 같은 미용 산업(패션 잡지,미용실,화장품 등)도 떠올리게 한다.

그런식으로 아름다움(다시 말해서 여성)과 '생각없음'이 연관을 맺는다.


자기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기애와 경박함에 빠졌다는 혐의를 받을 위험을 무릅 쓰는 것이다.

아름답다는 말과 비슷한 말을 떠올려보라.'귀여운''순수한''예쁜' 이런 단어들과 나란히 놓인 남성적인 형용사들은 없다.

행동이 훌륭해야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다.

아름다움을 이원적 개념으로 만들고 '내적인 아름다움'과 '외적인 아름다움','고급한 아름다움''저급한아름다움'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오래전부터 계속되는 까닭은 아름다움의 판단이 도덕적 판단에 종속되어있기 때문이다.

덧없고 사라지기 쉬운 아름다움과 달리 아름다움에 압도되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억센 것이라 아무리 무자비하게 정신을 흩뜨리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겨낸다.

전쟁이나 예견된 죽은 같은 것도 그걸 말살하지는 못한다."  <문학은 자유다> Susan Sontag


칸트의 말에 의하면 우리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대상을 경험해야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에도 등급이 있다.

필자는 9살때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을 한 적있다. 너무 무료해서 힘든 몸을 이끌고 겨우 로비에 나와 티비를 시청하는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방송되고 있었다. 동그란 번호표를 옆구리에 붙인 예쁜 언니들이 나와 무대를 워킹하는데 시선을 빼앗겼다. 진, 선, 미가 발표되었는데 어린 나의 시선에 진으로 선발된 언니는 너무 예뻐보였고, 선으로 선발된 언니는 조금 예뻐보였고, 미로 선발된 언니는 못생겨 보였다. 심사위원이 정해놓은 미의 기준을 단숨에 인정해버렸다.



미술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해지는가?


미술을 전공한 필자는 대학을 다니면서 항상 품고 다니는 의문이 있었다.

'아니 대체 어떤 기준으로 성적을 매기는건가?'

어떤 과목은 대충해도 A+이 나오고,  또 어떤 과목은 몸과 마음을 다 바쳐도 성적이 낮았다.

첫인상인가? 성격인가? 외모인가?

독일미술대학 입시준비를 하는데 옆자리 언니가 선견지명을 하듯 이야기했다.

"독일교수도 외모 보고 뽑아"

아니 그럼 지금 그림그리고 작업할때가 아니라 외모를 가꿔야하는 것인가? 혼란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취향의 기준'이었다. 오지선다형이나 서술형보다 까타롭고 어려운 과제였다.


그럼 미술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해지는가 또 누가 미술을 가치있게 만드는가?


국민투표도 아니고 심사위원 투표도 아니다. 우리는 가장 잘나가는 작가들을 미술관에서 또는 SNS나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된다. 또 작가들 무리에서는 잘나가는 작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예술의 모든 순간에는 '돈(capital)'이 연관되어있다.


가고시안 갤러리 래리 가고시안


미술시장에서 현존하는 갤러리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를 소개한다. 잡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2012년 가고시안 갤러리의 연 매출은 9억 2천5백 달러 (약 1조 5백억 원)였다.

창업자 래리 가고시안 Larry Gagosian (1945~ )은 LA의 평범한 중산층 출신으로 UCLA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6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후 윌리엄 모리스 William Moris 에이전시 연예기획사에서 사무직으로 경력을 쌓았지만 지루한 루틴에 오래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직장생활 오래 못하는 가고시안은 포스터를 판매하다가  액자 가게를 차리고 프린트 가게로 확장하여 1976년 브록스턴 갤러리Broxton Gallery를 오픈 하였다. 현재의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신이다.


"그림이 필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일반 회사가 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그림이 가치 있다고 집단적으로 믿는 행위,

이 가치 시스템을 지키는 것이 딜러가 하는 일입니다.

단지 사고파는 중개를 아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예술 작품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지요."

- 래리 가고시안 -


장 미셸 바스키아 Jean Michel Basquiat

가고시안의 은인이라 거론되는 인물중 아니나 노제이Annina Nosei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술사 교수로 작품보는 안목이 뛰어났다.  그녀는 세계적인 작가 바스키아를 발굴한 인물이다. 당시 바스키아는 열아홉살 흑인 청년이였고 가고시안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바스키아의 작품을 세점을 각각 3천달러씩을 주고 구매했다. 이 작품은 2017년 한 점에 1백억 달러로 팔렸다.

이 후 가고시안은 바스키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레지던시로 초청했다. 당시 바스키아의 여자 친구와 레지던시에 함께 머물렀는데 그녀가 세계 최고 팝가수 마돈나다.


영화 <바스키아>

https://www.youtube.com/watch?v=JLG_aKvyv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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