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내 여자가 내 맘을 몰라주면 남자는 속상합니다.
이 세상에 못난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나 같이 좋은 남자랑 결혼한 걸 감사하며 살지는 못할 망정말이죠.
아내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으니, 나 같은 남자와 사는 행복한 아내의 입장이 되어 행복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맞았습니다.
한 번 상상해 보기로 했습니다.
"나 같이 속 좁은 남자와 같이 살면 내 아내는 어떻게 변할까?"
그렇게 <안녕하세요, 찌질한 남편입니다>라는 픽션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에세이의 화자(speaker)는 찌질한 남자와 몇 년을 같이 산 40대 여성입니다.
(아, 물론 그 찌질한 남자는 제가 아닙니다. 설마 선진국 대한민국에 그런 찌질한 남자가 존재할 리가요.)
에세이에 등장하는 찌질한 남편과 그 인간과 같이 사는 아내, 둘 다 픽션입니다.
"아내는 남편의 거울"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몇 년 후 내가 거울을 보았을 때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제 아내가 40대가 되었을 땐 찌질한 남편과 살고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찌질한 남편과 같이 사는 부캐의 입장을 통해 자아성찰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케처럼 아름다울 때 나와 결혼해 준 내 아내가, 훗날 내 부캐처럼 찡그리지 않을 수 있도록...
부캐 (副character)
자신의 주된 모습이나 역할 대신에, 상황에 맞추어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모습으로 행동하거나 역할을 하는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