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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루 Sep 21. 2018

영화_서치Searching


 이 영화는 처음부터 연출 방식의 독특함 때문에 관심을 모았다. 허나 그것뿐이었다면 오히려 그 '독특함'은 그저 '독'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병신 같지만 멋있어"를 좋아하지 그저 "병신"을 좋아하지는 않으니까. [서치]는 당연 전자에 속한다.

 아빠인 데이비드는 딸 마고를 찾는다(searching).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딸에 대해 사실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렇게 진짜 딸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데이비드에게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여태 몰라줬단 죄책감 때문에, 그리고 그 죄로 인해 딸을 잃어버린 것이란 생각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모르는 것 투성이인 관계가 가족이란 설정은 매우 설득력 있다. 어쩌면 현실 그 자체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살 붙이고 사는 가족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쌓여만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표현하게 된다. 매스컴과 대중, 제삼자가 떠들어대는 입바른 말들엔 알맹이 하나 없는데도 말이다.

 딸인 마고는 가족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searching). 이 집에서 엄마는 떠났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그 사실을 아빠와 공유하며 여전히 '세 식수'로 살고 싶었던 것 같다. 혹은 피아노를 통해 엄마와 나누던 교감을 이젠 피아노 대신 엄마를 통해, 아빠와 나누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사회에서 가정에서 고립된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외치고 있었다.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들어주는 이가 없었을 뿐이었다.


 흔해빠진 미국식(디즈니식) 가족 드라마를 서술한 게 아니라 현실적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냄과 동시에 단순한 드라마가 아닌 스릴러로써의 역할도 탁월했다. 그것을 풀어내는 연출력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내가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한국인이어서 좋았다. 한민족은 내가 아는 민족 중에 가장 깊은 가족애를 갖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상징성에서도 이 영화의 주제를 잘 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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