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어야 할 곳은
쉬어야 할 곳에, 누군가 도우미로 있다면,
대화의 대상이 되어 기다리고 있다면,
짐이 모락모락 오르는 밥상이 주어진다면
필요를 따라 눕고 싶은 잠자리가 있다면
바람 소리 새 소리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춤이 있다면
누구나 감히 시도하기 겁날 것들이 있는데
대단한 자로 칭송을 받을 수는 있는데
두 사람이 한결같이 지켜가야 할 곳인데
사명 없이 버틸 수도, 지속할 수 없는데
누구 하나 사는 게 쉽다고 할 수 없는데
이제 가야 하리
이름 없는 자를 이름 있는 자로 세우리
포기하는 자를 용기 있는 자로 높이리
힘없는 자를 힘 있는 자에게 소개하리
쉼을 주고서 우리는 오늘도 함께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