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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Lee Mar 08. 2017

첫해

슈퍼에 가다

호주에는 동네마다 Coles, WoolWorths가 있다. 우리나라의 롯데마트나 이마트의 축소형 정도로 보면 된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위주로 파는 곳이다.

호주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혼자서 뭔가를 사러 집 근처의 콜스에 갔다. 이것저것 골라서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에서 기다렸다가 계산을 하려는데..

물건의 바코드를 다 찍고는 결제를 위해 내가 내민 Debit카드-체크카드-를 받아든 직원이 "Cash out?"이라고 한다. 나는 내 계좌에 돈(cash)이 다 빠져나가서(out) 없다고 하는 줄 알고서는 다른 계좌랑 연결되어 있는 다른 Debit카드를 직원에게 주었다. 또다시 "Cash out?"이라고 해서 너무 당황이 되었다. 분명히 돈이 있을 텐데... 그래서 캐쉬아웃이 뭐냐고 물었는데 인도인 직원의 발음을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은행계좌에 돈이 뭐쩌고 저쩌고... 하는데 뒤의 사람은 기다리고 있지, 집에서 아내는 나를 기다리고 있지.. 당황한 나는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발급받아온 국제신용카드를 꺼내 들고 결제를 시도했다. 은행직원이 좀 황당했는지 날 멀뚱히 쳐다보더니 결제를 마무리한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콜스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있던 아내와, 방을 쉐어하던 쉐어생에게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당연히 영문을 모르고 갸우뚱하는데 쉐어생은 푸하하하 웃는다. 왜 웃냐고 했더니 캐쉬아웃은 물건을 살 때 통장에 있는 돈을 추가로 인출하는 서비스란다. 다시 말하자면 직원이 "캐쉬아웃?"이라고 할 때, 내가 현금이 필요하면 필요한 금액을 얘기하면 돈을 더 내준다는 것이고, 필요하지 않으면 "No, thanks!"라고 하면 되는 거란다. 듣고 나니 조금 전의 상황이 얼마나 "쪽팔린" 상황이었는지 상상이 되었다.

그렇게 또 한걸음 내가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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