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쾅! 쿵! 쾅!

08월 08일 화요일 오전 06시 54분

by pq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출근길 지하철.

졸다가 바닥을 깨부술 듯한 발걸음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다.


연보라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샌들을 신은 한 남성이 바닥이 뚫어질 듯 지하철 중앙을 힘껏 '쿵! 쾅! 쿵! 쾅!'대며 걸어간다. 남성의 한 손에는 손선풍기가,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있다.


그렇게 쿵! 쾅! 대며 지하철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다 시야에서 사라진 남성.

잠시 후 다시 오른쪽에서 쿵! 쾅! 소리가 점점 들려오기 시작한다.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쿵! 쾅!'


이번엔 왼쪽 방향으로 계속 걸어 나가는 남성.

큰 소리와 함께 시야에서 다시 사라졌다.


'쿵! 쾅! 쿵! 쾅! 쿵! 쾅!


왔다 갔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여러 번.


승객들은 그 남성이 지나갈 때마다 모두 남성 쪽으로 고개를 따라 돌린다.

마치 테니스 경기에서 관중들이 테니스 공을 따라 고개를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것처럼.


문득 궁금해졌다.

유독 지하철에 아픈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버스나 기차 같은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덜 한 것 같다.

지하철은 다르다.

지하철역만 해도 노숙자들과 알코올중독자들의 잠자리나 다름없다.

한 번 역 안으로 들어오면 나가지 않아도 돼서 그러는 걸까?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가 빵빵하게 틀어져서 그런 걸까?


미국에서는 노숙자들이 다리 밑에 몰려있다.

한국에서는 지하철로 몰려간다.

그래도 다리 밑보다는, 지하철이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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