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묻지 마 칼부림
08월 11일 금요일 오전 06시 45분
먼저, 칼부림사건으로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퇴근 5분 전.
옆에 앉은 직장 동료가 말한다.
"지하철 타고 돌아다니지 마세요.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동료는 칼로 찌르는 행동을 하며 말했다.
매일 왕복 4시간 지하철을 타는 나에게 지하철을 타지 말라니......
직장 동료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여러 건의 '묻지 마 칼부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7월 21일 대낮에 서울 신림역에서 30대 남성이 칼부림을 벌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습니다.'
'8월 3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에서 20대 남성이 차량으로 돌진한 뒤 칼부림을 벌여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습니다.'
이후 칼부림을 예고하는 뉴스들도 잇따랐다.
'8월 4일 경기도 성남시 "오리역에서 많은 사람을 살해할 것"이라는 글이 텔레그램에 올라왔습니다.'
'"8월 5일 오후 3시에서 12시 사이 서울 혜화역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라는 글을 당근마켓에 올린 30대 남성이 검거됐습니다."
특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과 칼부림 사건이 예고됐던 오리역은 수인분당선으로 매일 내가 하루 두 번 지나가는 곳이다,
뉴스에서는 저마다 "칼부림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예고 글과 가짜뉴스까지 돌면서 시민들의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이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었다.
뉴스를 접하면서 그동안 지하철에서 일어났던 대형사건들이 떠올랐다.
대구 지하철 참사,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 등
모두 한 명의 이상한 사람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지하철 시리즈에서 가끔 아픈 사람들에 대해 글을 쓰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면서까지 피해를 입히는 건 아픈 게 아니다. 그냥 개미친놈인 거다.
대한민국의 법과 시스템을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도 용의자들을 심신 미약 따위로 감형시켜서 고인과 유족들의 억울함을 증폭시키고 더욱더 살기 싫은 사회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지하철 안내방송도 새로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승객 여러분께 열차에서의 금지 행위를 안내해 드립니다.
출입금지 장소, 운전실 등에 출입하는 행위,
열차 장치 또는 기구 등을 조작하는 행위,
열차 밖으로 물건을 던지는 행위,
흡연하는 행위,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술, 약물 복용 후 위해를 주는 행위,
동식물과 안전 조치 없이 탑승하는 행위,
법정 감염병자가 열차에 타는 행위,
물품 판매 등을 하여 불편을 끼치는 행위,
칼부림하는 행위를 하면 철도안전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