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으로 55일 캐나다 배낭여행

21살 여자 홀로 55일간 100만 원으로 떠난 캐나다 배낭여행

by pq
여행 기록문. 무거워서 어깨가 부러지는 줄 알았지만, 지금은 가장 소중한 보물로 남았습니다. 여행하며 모은 스티커를 덕지덕지 스케치북 표지에 붙였습니다.

2003년 저는 스물한 살이었고,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있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갈 때 무렵,

캐나다 대륙을 여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주변에 제 계획을 밝히자, 다들 비웃더군요.

'차라리 유럽을 여행하지 그래? 미국 대륙을 여행하지 그러니? 인도를 여행해. 재미없고 특징도 없는 캐나다는 뭐하러 여행을 하니?...... 등.'


물론 유럽, 미국, 인도, 여행할 수 있지만, 제가 있는 곳은 캐나다였고,

한 나라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철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다음에 여행하면 되니까요.


제가 캐나다에 있을 당시,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지옥을 선택할래? 재미없는 천국을 선택할래?'

여기서 '재미있는 지옥'은 한국, '재미없는 천국'은 캐나다라고 합니다.

그만큼 캐나다는 너무나도 친근하고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이기도 하지만, 따분하고 무료한 나라 이기도하다는 것이죠.

이런 곳에서 1년 동안 교환학생 생활을 마친 후,

배낭 하나와 당시 캐나다 돈 1000달러를 들고 55일 동안 캐나다를 여행하기로 결심합니다.


당시 부모님은 여자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는 것에 반대가 심했지만,

어차피 저는 캐나다에 있었고, 휴대폰이 없었던 그 시절, 저는 엄마에게 공중전화로 여행 계획을 통보합니다.

"엄마, 나 내일부터 55일 동안 캐나다 배낭여행할 거예요."

"너 절대 안 돼!"

"뭐 그러면 엄마가 여기 쫒아와서 말려보시든가. 이만 갈게요~ (뚝)"


지금 생각하면 제 인생에 가장 잘 한 결정이었어요.


당시에는 블로그도 없었고,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스케치북에 직접 사진을 찍어 붙이고, 손글씨로 쓴 여행 기록문을 스캔해서 공유하려 합니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 것도 엿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때, 그 나이 때 고민들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어서 저도 이따금 볼 때마다 '아, 내가 그랬었지, 이런 고민이 있었지, ' '왜 이렇게 심각했을까......' 등 마음이 애리 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스무 살 때 저의 글에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제가 답변을 해주려고 합니다.


제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여행에 대한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