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커어엉~켁!'
07월 06일 목요일 오전 07시 54분
"너는 지하철에서 늘 자리에 앉아?"
어젯밤 외국인 친구가 내게 물었다.
"응. 난 운이 좋은 편이야."
매일 수원에서 서울 압구정까지 장정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 나에게 서서 가야 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운이 좋다니 부럽다. 나는 자리에 앉는 경우가 거의 없어. 그리고 한국사람들은 외국인 옆에 앉는 걸 싫어한다는 걸 느꼈어."
16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백인친구가 느낀 감정이다. 위로해 줄 말이 딱히 생각나지 않아 대신 욕을 해줬다.
"이런 인종차별 같은..'
아침 출근길,
늘 그렇듯 열차 안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나는 한 남성 앞에 자리 잡고 섰다.
내가 어젯밤 친구한테 운이 좋다고 얘기했던 이유는, 보통 내가 자리 잡고 서 있는 앞의 사람은 한 두 정거장에서 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느낌이 달랐다.
이 남성은 이어폰을 꽂더니 팔짱을 낀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망했다.
아니나 다를까 40분이 넘게 지나서야 그 남성은 자리를 떠났고, 그제야 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크~커어엉~켁! 크~커어엉~켁!'
마침내 자리에 앉았다는 기쁨도 잠시.
복잡한 지하철 안, 하필 바로 내 옆에 엉덩이를 걸치고 계신 아저씨가 끊임없이 굉음을 내는 게 아닌가.
'크~커어엉~켁!'
가래 끓는 소리인데 뱉지는 못하고 계속 끓이고만 있는 그런 소리?
내 옆 아주머니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다들 아저씨를 쳐다보았지만, 아저씨 혼자만의 불협화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래서 운이 좋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아저씨의 들끊는 가래소리는 쭈-욱 이어졌다.
내가 내릴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