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 아저씨

07월 07일 금요일 오전07시 25분

by pq

금요일 출근길은 왠지 발걸음이 가볍다.

지하철 안 사람들도 덜 한 것 같고,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안 보이는 것 같다.


지하철을 매일 왕복 3~4시간 타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아닌가? 부자들은 지하철 안 타려나?


아무튼, '주 예수를 믿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며..'라고 깊고 넓게 퍼지는 목소리로 지하철 칸칸이 돌아다니는 아저씨며,


어린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이거 팔아서 이 아이 밥 먹여야 돼, 좀 팔아줘'라고 호소하는 아줌마,


기부금 받는다며 전단지 돌리다가 다음역에서 전단지 거둬가는 치고 빠지는 아저씨 등, 역 안에서 사업활동 하시는 분들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아무 일 없이 조용한 출근길이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그런 일은 없었다.


이번엔 운동을 좋아하는 아저씨인가 보다.

등산복 차람의 아저씨가 내가 앉은자리의 옆쪽으로 왔다.

아저씨는 갑자기 엉덩이를 뒤로 쭈~욱 빼더니 스쿼트를 한다.


지하철 안에서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지하철 문 앞 손잡이 기둥은 아저씨의 지지대가 되었고, 지하철 안은 순식간에 헬스장으로 변했다.


'헛둘! 헛둘! 쉭~ 쉭~'


아저씨는 기합을 넣어가며, 호흡도 챙겨가면서 엉덩이를 뒤로 길게 빼고 계속 스쿼트를 했다. 승객 모두 아저씨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저씨는 주변 승객들의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스쿼트 100개 남짓 했을까... 스쿼트 아저씨는 이매역에서 내렸다.


스쿼트 아저씨가 내리고 간 자리에는 아저씨의 땀냄새와 열정만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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