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내 어깨에 기대지 마오

07월 18일 화요일 오전 06시 51분

by pq

나는 키가 크다.

특히 앉은키가 크다.

그래서 남들과 나란히 자리에 앉으면 머리 하나가 쑥 더 올라온다.


그래서일까.

조는 옆좌석 승객들은 항상 고개를 내 어깨로 향한다.


출근길 지하철 안은 아침잠이 모자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졸고, 퇴근길에는 하루를 고단히 보낸 사람들이 또 꾸벅꾸벅 쪽잠을 잔다.


잠이 모자라 조는 승객들이 내 옆에 있으면 나는 늘 불안하다. 그들은 잠에 빠져 무아지경에 상모 돌리기를 하면서 늘 내 어깨로 돌진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출근길에 내 오른쪽에 앉았던 남성도, 퇴근길에 왼쪽에 앉았던 남성도, 오늘은 양쪽에서 왼쪽에는 할머니가 오른쪽에는 할아버지가 상모 돌리기를 하시며 나에게 아슬아슬하게 다가오신다.


가끔씩은 '그냥 어깨를 대줘야 하나...' 싶다가도 또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어깨를 움직여보지만, 내 어깨에는 자석이 달렸는지 다시 도루묵이다.


'저 말고, 다른 쪽으로 고개 기대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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