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악~퉤!

07월 28일 금요일 오전 06시 03분

by pq

즐거운 금요일이다~


금요일이라고 해서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몸이 덜 무겁거나, 지하철 안이 덜 붐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다른 여느 때보다 가벼운 금요일이다.


'오늘 하루만 어떻게든 버티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지하철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역에 사람들도 많이 안 보이는 것 같다.

느낌이 좋다.

아무런 무리 없이 자리에 앉아서 출근을 할 수 있겠다.


어떤 칸에 올라탈지 고민하며 지하철역을 걷고 있는데, 스크린도어 앞에 서 있던 아저씨 한 분이 믿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카악~ 퉤!'


아저씨가 스크린도어 앞에서 가래침을 바닥에 뱉었다.


밖도 아니고.

지하철역 실내에서.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고,

자신 있게.

'카악~ 퉤!'하고 말이다.


'저거 밟는 사람 오늘 재수 똥이다...'


나는 그 아저씨가 타는 열차칸에는 타지 않겠노라 저 앞 승강장을 향해 쭈~욱 걸어갔다.


생각해 보면 한국만큼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어대는 사람이 많은 나라도 없는 것 같다.


아, 예전에 중국 올림픽 당시 중국 정부가 길가에 사람들이 침을 뱉으면 처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침 뱉는 사람이 많아서이겠지.


여하튼 한국은 그런 법도 처벌도 없으니, 침을 뱉는 사람이 많긴 한 것 같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걸쭉한 침 방울을 입에서 만들어내 쭈-욱 바닥에 뱉어낸다.

담배를 피우면 침을 뱉을 수밖에 없다나.


가래 끓는 소리는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다.


껌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예전보다 많이 없어졌지만, 아스팔트 바닥에 검버섯처럼 붙어있는 검은 껌딱지들은 여전히 도로 위를 점령하고 있다.


가끔씩 이른 아침 출근길 도로에는 전날밤 누군가 시큼하고 구릿한 냄새를 풍기는 전 한판을 버젓이 구어 놓은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누구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먹었는지는 알 수 있다. 라면, 수박, 치킨...


침이든 껌이든, 담배꽁초든, 오바이트든, 모두 사람 입에서 나온 것들이다.


사람 입에서 나오는 것 치고 아름다운 게 없다.

말을 포함해서.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은 늘 깨끗하다.

항상 바닥과 기둥이 깨끗이 닦여있다.

공기청정기가 돌아가고, 지하철 안도 청결하게 유지된다.


지하철 스스로 깨끗해지지는 않을 터이다.


지금까지는 마주치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카악~ 퉤!'하고 어떤 이가 뱉어낸 가래침을 바닥에서 닦아내고, 모르는 이가 밤새 먹고 토한 흔적을 없애고, 씹다 뱉은 껌딱지를 바닥에서 벗겨낸다.


그것도 매일.

우리들 틈에서.

아무도 모르게.


'카악~ 퉤!' 아저씨 덕분에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카악~ 퉤!' 아저씨는 진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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