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07월 27일 목요일 오전 06시 56분

by pq

"아저씨가 먼저 그랬잖아요!"


"아니, 자기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부끄러운 줄 알아!"


"아저씨가 @%#!?@*%#%@*#!!!"


"자존심도 상하지 않아?"


"무슨 자존심 @%#*#*%%@##@!!!"


옆칸에서 어떤 여성과 나이 든 남성이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들의 얼굴은 북적대는 사람들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여성은 어찌나 악을 쓰는지 뭐라고 하는지 정확히 들리지 않는다.


둘은 지하철 승객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듯 비명에 가까운 말씨름을 계속 이어나간다.


"저한테 말 걸지 마시라고요!"


"너는 아비어미도 없어?"


"저한테 말 걸지 말라고 했잖아요!#%@#%###%@!!!"


옆칸 승객들이 점점 내가 있는 칸으로 자리를 옮겨온다.

덕분에 내가 있는 열차칸은 더욱더 복잡해졌다.


솔직히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칸으로 가서 여성이 뭐라고 하는지 자세히 듣고 싶었고,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었지만, 내가 자리를 뜨는 순간, 더 이상 앉아서는 못 갈 것을 알기에 꼼짝 않고 있었다.

귀만 쫑긋 세운채.


"아저씨 @%@*#%#*#@@%#!!!"


"아니, 왜 말을 못 알아들어!"


언성은 점점 높아져만 간다.


그때.


"아 거기 좀, 조용히 합시다! 예?"


어떤 남성분이 중재에 나섰다.

그래서 중재가 됐을까.

아니다.


여성과 중년의 남성은 중재에 나선 남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듯 아랑곳하지 않고 더 큰 소리로 배틀을 이어갔다.


두 사람의 '악 악' 대는 소리는 중년의 남성이 먼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서 종료됐다.

남성은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지 아비뻘 되는 사람한테 말을 저런 식으로 하는 것이... 세상이 말세네."


지하철에서 처음 봤을 두 사람은 뭐 때문에 그렇게 핏대 높여가며 싸웠을까?


우리는 사소한 것에도 죽을 듯이 달려들고 온몸을 불사르며 싸우기도 하는 그냥 보통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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