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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성 Aug 25. 2023

이야기,라는 흔한 말


쥐뿔 정도 압니다만 현대철학의 어떤 흐름은 '변화와 생성'을 주목하고 사유합니다. 물리학의 발전도 주목하지만 생물학의 발견과 성취를 더욱 참고하지요. 좋은 물리학 역시 생물학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래서 변화와 생성을 사유하는 현대철학의 흐름에서 ‘시간’은 중요한 주제입니다. 뉴턴 역학에서 시간과 공간은 관념입니다. 현실 세계를 어쨌든 그리려는 과학의 전제가 ‘있다 치고’ 혹은 ‘그렇다 치고’라는게 재밌는 관전 지점(포인트)입니다. 




장사로 성공한 이들이 내세우는 건 어쨌거나 돈을 심하게 벌었다는 겁니다. 결과가 과정을 세탁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사례(case)는 곧 노하우(Know-how)로 둔갑합니다. 거기서 성공 신화와 황금알을 낳는 이야기(story-telling)가 시작됩니다. '비평'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어느 분야든 이런 흐름(패턴)은 반복됩니다. 황우석 사태로부터, 여러 비슷한 사건이 많았지만 사람은 금새 까먹습니다. 사람은 본래 이야기에 열광하고 환호하거든요. 


마켓팅이건 브랜딩이건 지겹게 읽고 듣는 이야기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입니다. 이야기를 짓는 것, 사람들이 좋아하니까요. 돈을 낸다는 것은 마음을 준다는 것, 마음을 빼앗겼다는 거거든요. 생각해보세요, 죄다 이야기입니다.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삽니다. 이야기도 다 같은 이야기가 아닌데 말이지요. 이왕 이야기를 사려면 좋은(good) 이야기를 사자는 말입니다. 좋은 이야기에는 우선 ‘해낸 이야기(done-story)'가 있어야 겠지요. 





노하우(know-how)는 죄다 그 이야기입니다. 거기서 끝이면 그냥 사례(case)입니다. 더 좋은 이야기에는 현재 ‘하고 있는 이야기(doing-story)', 씨름하고 있는 이야기, 해결하려고 끙끙대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좋은 이야기에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더하고 싶은 이야기’, ‘쓰고 싶은 이야기‘, ’해내고 싶은 이야기(making-story)', '모색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 꿈꾸는 이야기가 거기엔 담길겁니다. 미션(mission)이라고도 하지요.




돈 번 이야기는 그냥 돈 번 이야기입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노하우(know-how)‘를 맑고 곱게 쌓는 동안엔 ’know-why'가 자연스레 고개를 내밀게 됩니다. 답 없는 '질문'이자 돌아봄(성찰)입니다. 답이 없기에 눈에 보이는 ‘know-who'가 생각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지금 내가 있기까지 곁에 있었던 사람을 고마운 마음 담아 떠올립니다. 당연합니다. 그렇게 사람을 머금으면 ’뭘 해야할지, 뭘 하고 싶은지, ‘know-what'이 어렴풋이 정리가 될껍니다.




싸구려 이야기에는 없는 게 많습니다. 값싼 이야기는 ‘시간’에 대한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사유가 부족합니다. 사업(business)이라는, 시간을 죄다 보내고 죽을똥 살똥 매일 매일 죽을듯이 한 일의 결국이 '돈만 겁나 번 것‘이라면 조금 섭섭하잖아요. 장회익 선생이 쓴 <자연철학 강의>의 부제를 빌어 이렇게 쓰고 싶습니다. ‘장사를 무시하는 경영학자에게, 경영(학)에 귀를 닫은 장사꾼에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돈이나 벌고 그딴 소리를 해라. “넵”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게 아닙니다. 쉬지 않고 먹어서 살이 찌는 겁니다.“


덧) 

진짜로 기가 막힌 이야기에 담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다음에... 좋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의 최고의 습관이자 태도~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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