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투>(장은정, 사각, 2021)
펜을 꺾었다고 들었는데, 댓글에 근황을 달아주셨다. 여전히 글을 쓴다니 반갑고 고맙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글 쓰길 두 손 모은다.
장은정의 요즘도 궁금하다. 소위 문단이라는 실체가 분명하고도 불분명한 곳에 대한 환멸이었을까, 저항이었을까. 대한민국에서 글 노동자로 먹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나보)다. 혼자는 겨우 가능할지 모르겠고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며 사는 삶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읽을만한 글을 쓰고 나름의 자의식을 가진 이들은 죄다 떠난다, 아니 보이지 않는 손이 밀어낸(다고 봐야한)다. 자의반 타의반, 그대로 눌러 앉아 있기에는 부끄럽고 껄끄러운걸까. 장은정은 어떤 시점에 스스로 내부 고발자가 되었다. 2020년 기사처럼. 출판 시장 혹은 산업이 쪼그라들고 만드는 이윤이 작아서일까.
결국 맨 아래 글 짓는 이들의 몫은 거의 없다. 독자로서 관련 책을 부지런히 사도 결국 출판사 사장과 유통(플랫폼)이 다 먹는건가. 새벽부터 머리가 아프다. 몇 년전 ‘사각의 교육브랜드, 삼각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침투>라는 평론집을 펴냈다. 장은정의 안녕을 빈다. 언젠가 만나게 되길. 기사 머릿글은 뼈저리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문학평론가로서 발표한 원고는 총 176편, 매수는 총 5728매입니다. 원고료만 따지면 3390만원을 벌었기에 1매당 5863원을 책정 받은 셈입니다. 원고료 이외의 활동비 210만원, 각종 상금 2500만원을 합하면 총 6100만원이 되는군요. 11년 간 월 평균 46만원을 벌었습니다.”
평생을 읽고 공부하고 힘껏 써도 이 모양이구나. 서글프다.
[펌] 노동자로서 평론가의 삶은 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