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아프리카>(창비, 2010)
밤의 시가 있고 새벽의 시가 있다. 그리는 시가 있고 울리는 시가 있다. 소리 내어 읽으면 더 감칠맛 나는 시가 있다. 이제니는 밤에 울린 시다. 조근조근 소리 내어 읽으면 묘하다. 이제니는 웃기고 엉뚱한데도 사려가 깊어 존재로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리듬 속에 솟는 청량감이 그만이다. 게다가 이제니는 다채롭다. 들락날락 이것저것 소소한 일상을 포착하는 눈매가 서글서글하면서도 옹골지다.
어떤 감독들의 입봉작이 그러하듯, 어떤 시인 역시 첫에서 일가를 이루는 이가 있다. 경지 일리는 없어도, “말년의 양식”이라면 세월의 더께가 필요하겠지만, 이제니는 첫 시집부터 오롯하게 솟아 오른다. 이제니는 나름의 시각과 사유로 단어와 문장, 문장 사이의 이음매를 올망졸망 엮어 단단히 그러맨다. 어느 한 편을 특정하기 어렵다.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다채로움, 이제니는 알록달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