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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Dec 01. 2019

이화곡으로 뭘할까

쌀 요플레

일본의 아마자케(甘酒)는 한자로 쓰면 감주입니다. 요즙 쌀요플레라고 주거니 받거니하는 것을 맛보면 대부분 아마자케였습니다. 쌀을 코지라는 쌀누룩으로  발효시킨 일본 음료로 우리나라의 식혜와 방식이 같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쌀의  녹말을 효소로 당화시켜 만든 달콤한 쌀 음료입니다. 쌀 녹말 자체는 달지 않지만 효소로 당화시키면 달콤해집니다. 효소 당화를 이용해 쌀로 달콤한 식혜도 만들고 조청도, 엿도 만드는 것입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리틀 포레스트'에 아마자케 담그는 내용이 나옵니다. 죽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 일본 전통적인 방법의 아마자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번역자가 아마자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된장누룩이라고 번역했으나 미소코지가 옳은 번역입니다.

더러 엿기름으로 만들면 식혜, 누룩으로 만들면 단술이라고 구분되는 것 같지만, 옛날에는 두가지가 구분 없이 섞여서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엿기름(맥아)으로 식혜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본은 코지로 단술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는 맑으면 식혜, 걸죽하면 단술이라고 불렀던 것 같기도 한데. 1920년대에는 길거리에서 단술노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설탕이 귀한 시절이라 단술 처럼 달콤한 음료가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아마자케는 또 사정이 다릅니다. 위에 인용한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처럼 원래 일본의 아마자케도 쌀에 코지를 넣어 만드는 달콤한 음료였지만, 지금은 술지게미로 더 많이 만듭니다. 일본에서 술지게미는 나라즈케 같은 절임이나 아마자케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술도가에서 술지게미를 따로 팔고있습니다. 술지게미를 다시 풀어서 한소끔 끓이고 설탕을 녹여서 만드는 것이 요즘의 일본에서 흔히먹는 아마자케입니다. 왠지 편법 같지만, 이런 방법으로 만드는 것은 맛의 차이에 비해 재료의 가격이 싸기 때문이죠. 옛날에는 설탕이 귀했기 때문에 쌀을 발효해서 달콤한 음료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술을 짜내고 남은 술지게미에 설탕을 섞으면 간단하게 아마자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술지게미로 만드는 아마자케 쪽이 대부분입니다.

일본에서는 3월 3일에 '히나마츠리'라는 여자아이들의 성장을 기원하는 행사가 있는데 그날 아마자케(甘酒)는 축제 음료로 준비됩니다. 히나마츠리 날이 아니라도 따뜻한 아마자케를 감기 예방으로 마시거나 건강 음료로 마시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아마자케를 만드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카라멜로 유명한 모리나가입니다. 여기도 아마자케는 당연히 술지게미로 만듭니다. 몇 년 전에는 고급 사케인 긴조슈(음양주)의 술지게미로 만든 아마자케를 내놓은 적도 있습니다. 아마자케용 술지게미가 아주 싸게 팔거나 무료로 나누어줍니다. 사케 만들고 남은 부산물이니까 당연하지요. 일본에서도 사케 장인이 만든 진짜 아마자케 - 쌀을 발효해서 제대로 만든 아마자케는 매우 비쌉니다.


해서 현재 설탕첨가 일본 아마자케와 제일 닮은 것은 식혜보다는 모주입니다. 술지게미나 막걸리에 설탕, 생강, 계피를 비롯해 이런저런 재료를 넣어 끓여 만드는 모주가 지금 일본의 아마자케와 가장 닮은 음료일 것입니다.



일본은 한국의 식혜를 좋아하고, 한국은 일본의 아마자케를 좋아하는 이상한 교류가 있습니다. 식혜 밥이야말로 쌀 요플레보다 훨씬 소화도 맛도 좋은데 굳이 아마자케가 쌀 요플레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화곡으로 쌀을 당화해서 쌀 요플레를 만드는 방법을 적어둡니다.


재료

찹쌀 180g

물 360cc/300cc /200cc

이화곡 180g

소금 약간


만들기

1. 찹쌀을 씻어, 물 360cc를 넣고 물에 30분간 담가놓은 다음 찰밥을 합니다.

2. 65도 내외의 뜨거운 물 300cc를 찰밥에 붓고 고루 섞어줍니다.

3. 2에 이화곡을 넣어 고루 섞어줍니다.

4. 3을 전기밥솥에 넣어 보온으로 두고 면 보자기를 덮어서 한시간 간격으로 고루 섞으면서 6 ~ 10시간 동안 그대로 둡니다.

5. 찰밥이 약간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고 밥에서 ​단 맛이 나면 소금을 약간 넣고 고루 섞어줍니다.

6. 생수 200cc를 넣고 고루 섞어줍니다.

7. 취사 버튼을 누르고 온도가 80~90도 정도까지 올라오고 끓기 시작하면 전기밥솥에서 밥통을 꺼냅니다.

8. 식혀서 냉동 보관합니다.

9. 냉동에서 꺼내 뜨거운 물을 부어 드시거나, 한번 끓여 드시면 됩니다.

10. 취향에 따라 설탕, 생강즙, 잼 등을 블랜딩해서 드시면 좋습니다.


면 보자기 덮어두기



냉동 보관하기


냉동 보관해둔 쌀 요플레 뜨거운 물 타기


냉동 보관해둔 쌀 요플레 설탕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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