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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Dec 20. 2019

이화주, 노티, 화전

술과 떡


이화주는 멥쌀 가루로  만든 구멍떡(문고리떡)을 쌀누룩 이화곡으로 알콜발효시켜 만드는 술이다. 구멍떡 반죽수가 술 담금하는 물의 전부이다. 해서 떡술, 고체술, 술죽으로 알려져 있다. 뜨거운 물에 끓여 익히거나  시루에 쪄 익힌 구멍떡을 으깨서 누룩과 섞은 후 항아리에 붙여 발효한다. 급작스러운 상을 치를때 물에 타서 문상객  상에 내던 비상 술로 쓰였다.


노티는 찰기장가루를 엿기름으로 삭혀서 기름에 지져낸 유전병(油煎餠)이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병과류가 발달하였는데, 그 가운데 평안도는 그 고장에서 많이 생산되는 찰기장·찰수수·차조 등으로 병과류를 만들었다. 노티도 그 가운데 하나로 추측된다. 고려시대 노티는 찰기장 가루로 만든 둥근떡(보름달떡)을 엿기름으로 삭혀 기름에 지져 익히는 전병이다. 추석에 지져낸 전병은 차게 식혀 꿀을 발라 항아리에 넣어 두고 겨우 내내 꺼내 먹었다.


화전은 찹쌀 가루로 만든 꽃지지미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는 삼월 삼짇날[重三節] 들놀이를 할 때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지진 꽃전을 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있는데, 이러한 풍습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짇날 중전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옥류천가에서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화전을 부쳐 먹으면서 화전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진달래화전 이 외에 봄에는 이화전(梨花煎), 여름에는 장미화전(薔薇花煎), 가을에는 황국화와 감국잎으로 국화전(菊花煎)을 부쳐 먹었으며, 꽃이 없을 때에는 미나리잎·쑥잎·석이버섯·대추 등으로 꽃모양을 만들어 붙여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화전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 방법은 찹쌀에 소금을 넣고 곱게 빻아서 약간 익반죽하여 밤알만큼씩 떼어 둥글납작하게 빚어 번철에 놓고 지지면서 꽃잎을 예쁘게 붙여 완전히 익힌 뒤 꿀에 담그거나 설탕을 뿌리는 방법이다.
둘째 방법은 고운 찹쌀가루를 되게 반죽하여 5㎜ 두께로 밀어 꽃을 얹고 꼭꼭 눌러서 지름 5㎝ 되는 화전통으로 찍어내서 푹 잠길 정도의 기름에서 지져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주로 궁중의 소주방에서 쓰던 것이다. 완전히 익은 화전은 꿀에 담갔다가 계핏가루를 뿌려서 먹었다. 화전은 시루떡을 담고 그 위에 얹는 웃기떡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이화주와 노티, 화전의 역사는 모두 고려시대가 연원이다. 조선으로 현대로 이어져 각각 해당 시대의 식문화에 맞추어 변화했지만 멥쌀, 찰기장, 찹쌀이라는 서로 다른 곡물의 이용에 분명한 차별을 둔 결과 - 술, 떡, 지지미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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