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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Jan 24. 2020

주안상(酒案床)

    


酒(술주)자는 水(물수)와 酉(닭유)자의 합성어이다. 해서 이를 해석하기를 술을 마실때는 닭이 물을 먹을 때 한모금  마시고 하늘 보고 한모금 마시고 하늘 보듯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많은 경우 하루종일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다니는 닭처럼 열심히 일을 하다가 酉時(유시:오후5시~7시사이)가 지나서 하루를 정리하며 마시라는 뜻을 암시하는 글자로 해석하길 즐긴다. 닭 유(酉)자는, 하루 중에 유시(酉時-오후5시부터 7시사이)를 가리킨다. 유시는 닭이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이다. 닭은 보통 겨울에는 5시경, 여름에는 7시경에 잠자리에 들어간다.



 마시고 극락 간다


술주(酒)= 물수(水)+ 닭유(酉)

닭 유(酉)의 주역학적 의미가 서쪽, 미지의 세상, 불가에서는 서방정토(극락)를 의미한다. 해서 술(酒)의 뜻이, 물마시고 미지의 세상 내지 극락간다고 하는 설(說)도 있다.



순한 술, 독한 술


술 주(酒)자는, 두 가지가 있다. 술 주(酒)자와 또 다른 술 주(酎)자. 왜 똑같이 마시는 술인데, 두 가지로 구분 했을까?
 
술 주(酒)자는 막걸리와 같이 비교적 순한 술을 일컫는 말이고, 소주와 같이 독한 술은 닭 유(酉)변에 마디 촌(寸)자인 술 주(酎)자를 쓴다. 아마도 소주처럼 독한 술은 마디마디 끊어서 조금씩 조심스럽게 마시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술 주(酒)자를 아는 민족은, 별로 많지 않다. 중국, 대만, 일본, 우리나라 정도만 이 술 주(酒)자를 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술 주(酒)자를 알지 못하는 미국사람이나 유럽 사람들은 꼭 술 주(酒)자대로 술을 먹는다. 외국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걸 보면 조금 마시고 오랫동안 대화하고, 조금 마시고 수다를 떨고, 조금 마시고 그 다음에는 춤을 추며 즐긴다. 헌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 주(酒)자를 알면서도 원수진듯 ‘부어라! 마셔라!’ 술잔을 돌리고, 거기다 각종 폭탄주를 만들어서 강제로 돌리고 그러다가 건강이 망가지니까 높으신 분들은 술 상무를 따로 데리고 나가 접대를 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술 먹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우리 동양인들 중에서몽골인 밖에 없다고 한다. 한국, 중국, 일본, 인디언 중에 술 먹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약 20% ~ 30% 정도가 된다고 한다. 서양인은 술 먹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알코올속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라"를 간에서 분해하는데, 알독성분해효소 즉, 탈수소효소(ALDH)가 부족하기때문이다.



주안상(酒案床)


주안상(酒案床) 술을 대접하기 위해 차리는 ()이다. 청주, 소주, 탁주 등의 술을 사용하는데, 청주는 따끈하게 데운다. 술안주로는 전골이나 찌개와 같이 국물이 있는 뜨거운   가지와, 전유어나 ·편육·겨자채 중에서  가지를 김치와 함께 낸다.


주안상은 술과  술에 적합한 안주로 구성하며 술이나 안주에 계절감각이 많이 담긴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좋은 술이 많았고 주례(酒禮) 주행(酒行) 존중하였으므로 빈객에게 주안상을 차려 대접하는 것이 상례였다. 주안상차림의 범절은  가정의 일상사에서 비교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술은 곡물로 빚어 거른 청주가 주류를 이루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술을 이용하였다. 삼해주·약산춘·소국주·이화주·두견화주 등은 봄철에 좋은 술이다. 여름철에는 가양청주에 소주를 섞어 빚은 과하주·창포주, 햅쌀로 빚은 신도주·국화주·구기자주 등을 이용하였다.


이른 가을에는 일일주·삼일주 등도 즐겼다. 이와 같은 가양주가 집안에 비축되어 있으므로 필요할 때에는  가양주에 안주를 갖추어 주안상을 차리면 되었다. 안주로는 다음과 같은 음식이 많이 쓰인다.


 마른안주 : 여러 가지 포와 어란·실백·호두·은행 등이 쓰인다. 포는 건물요리(乾物料理)로서 육포·어포 등이 있다. 육포에는 고기를 얇게 저며서 소금간으로 말린 염포, 간장양념을 하여 말린 약포, 다져서 반을 지어 말린 약산포, 대추모양으로 빚어 만든 대추포 등이 쓰인다.


어포로는 흰살생선을 얇게 저며 양념하여 말린 것이나 건복·건문어 등이 좋은 안주감이다. 북어는 보편적인 안주감으로 많이 쓰이며 숭어알을 말린 어란은 일품안주이다.


여러 육포류는 모두 가정가공으로 비축하여 두었다. 건문어·건복·북어·어란 등은 조선시대 이후로 널리 상품화되어 있다.   건문어의 다리와 건복으로는 예쁜 꽃모양을 오려 주안상에 놓는다.


 젓갈 : 따끈하게 데운 약주에는 얼큰한 젓갈을 안주로 즐겨 쓴다. 여러 젓갈  어리굴젓·창란젓 등이 적합하다.
  : 생선전·고기전·채소전 등은 가장 보편적인 안주이다.


  : 계절에 따라 봄철에는 생굴회·농어회·도미회 등이 좋고, 여름에는 민어로 숙회(생선에 녹말가루를 씌워 끓는 물에 데친 ) 만들고, 가을·겨울에는 육회·간회·천엽회 등이 쓰인다.


 전골 : 쇠고기·생굴·낙지·두릅·각색채소 등을 소재로 하여 전골틀에서 끓이면서 먹는다. 전골은 술좌석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주므로 주안상의 중심안주로 쓰인다.  밖에 구절판이나 밀쌈·냉채·편수·만두 등도 주안상에 적합한 안주이다.


주안상은 외상인 경우도 있으나 2 이상이 함께 받는 상차림인 경우가 많으며, 34 이상일 때에는 교자상에 차린다. 술그릇으로는 술병·술주전자 등이 쓰인다.  술일 때에는 술병이, 더운 술일 때에는 주전자가 쓰인다. 술잔은 잔받침과 술잔이  벌로  것을 쓴다. 자기·사기·은제품·놋제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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