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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Jan 03. 2021

wine of GD

1988 Romanée-Conti

GD의 Wine

Romanée-Conti
1988년산
Leroy & Aubert de Villaine 싸인




로마네 꽁띠를 내가 처음 맛본 것은 15년 전이었다. 미카엘, 요셉과 핀리핀에 3개월간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된 일본 레스토랑 대표가 크리스마스 모임에 초대해서 자기가 가장 아끼는 와인이라면서 로마네 꽁띠를 잔에 따랐다. 당시 나는 속으로 그 비싼 로마네 꽁띠를 설마? 가짜겠지! 라는 의심을 했다. 헌데 향을 맡으면서 어? 이 와인 뭐야? 하는 풍부한 향에 놀랐다. 꽃향, 과일향, 한약향(이 표현이 적당한 지 잘 모르겠다) 등이 어우러진 향이 그동안 맡았던 와인과는 확실히 달랐다. 알콜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기도 했다. 덥고, 건조한 날 에어컨으로 쾌적하게 시원하게 한 실내를 와인향으로 물들이고 있었다고나 할까? 맛은 오래되서 기억에 없으나 긴 피니쉬와 강렬했던 향만은 기억에 남아있다.




GD는 1988년 8월 18일 출생의 아티스트이다. 2017년 12월 25일 Instagram 에 Merry Christmas 라는 글과 함께 Romanée-Conti 1988년산 사진을 남겼다. 자신의 출생과 같은 해에 출시된 로마네 꽁띠를 그 해 크리스마스에 즐긴 듯하다.





누군가 그랬다.
로마네 꽁띠를 마신다는 것은 역사의 한 장면에 입을 맞추는 것이다라고.

신의 물방울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로마네 꽁띠는 탁월한 품질과 엄청난 희소성 탓에 대표적인 초고가 프리미엄 와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 첫 페이지에서 등장하는 와인도 로마네 꽁띠이다. 이 와인은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Domain de la Romanee-Conti)사가 생산한다. 1760년 꽁띠(Conti) 왕자는 로마네 밭을 매입한다.  1794년 La Romanee Conti 라는 이름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로마네꽁띠의 시초다.




GD의 2017년 크리스마스 와인  Romanée-Conti 1988년산 빈티지는 포도밭 전체를 하나의 와인으로 담은 마지막 빈티지이다. 1988 로마네꽁띠 빈티지 가격은 얼마나할까? 2006년도 재난영화 “포세이돈” 에서는 이혼으로 상심하여 자살을 앞둔 노신사가 호기롭게 한병에 5천달러나 하는 “로마네 콩티” 1988년 산을 주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허면 5천달러일까?




1988 로마네 꽁띠 빈티지. Leroy 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레이블 하단에 보면 Leroy 여사의 싸인과 Aubert de Villaine 의 싸인이 동시에 들어가 있다. (로마네 꽁띠 사인은 병마다 다르고 의미 역시 다르다)



내가 마신 첫 로마네 꽁띠는 당시에 300만원 정도라고 했다. 몇 년산인지도 기억에 없다. 내가 맛본 와인 중에 가장 강렬했던 향과 긴 피니쉬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1988 로마네 꽁띠 빈티지가 사뭇 궁금하다.


https://youtu.be/9MJgU_MNG9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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