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아니라 ‘쌀의 쓰임’을 말해야 할 때
쌀값이 아니라 ‘쌀의 쓰임’을 말해야 할 때
요즘 농업 관련 기사들을 보면 숫자가 먼저 등장한다.
80kg에 얼마, 수매가는 얼마, 목표 가격은 얼마.
하지만 가격은 결과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숫자는 반복될 뿐이다.
나는 쌀과 발효를 다루며 사업을 해왔다.
현장에서 보니 문제는 단순하다.
쌀은 너무 오랫동안 ‘원물’로만 취급되어 왔다.
원물로 남아 있는 한 협상력은 없다
곡물을 그대로 판매하는 구조에서는
항상 가격이 압박받는다.
왜냐하면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입산이 들어오고, 재고가 쌓이고, 소비가 줄면
가격은 바로 무너진다.
농민이 시장을 상대로 협상력을 가지려면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부가가치는 농촌이 아니라 구조에서 생긴다
한 톨의 쌀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가공, 브랜드, 유통, 스토리, 경험이 덧붙는다.
이 단계에서 가격은 몇 배로 상승한다.
그런데 농업 정책 담론은 여전히
‘얼마에 사줄 것인가’에 머물러 있다.
이 질문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
쌀은 식량이면서 동시에 소재다
쌀은 밥이 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발효가 되고
분말이 되고
단백질이 되고
음료 베이스가 되고
기능성 식품의 기반이 된다.
이 가능성을 산업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쌀은 언제나 가격 논쟁의 대상일 뿐이다.
시장은 동정하지 않는다
시장은 명분이 아니라 경쟁력을 본다.
보조금이 투입되면 일시적으로 숨을 돌릴 수는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농업을 보호 산업으로 둘 것인지,
성장 산업으로 만들 것인지.
이 선택이 핵심이다.
필요한 것은 가격 인상이 아니라 가치 확장이다
쌀값을 몇 만원 더 올리는 것이 아니라
쌀이 들어가는 산업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원물 소재
소재 플랫폼
플랫폼 글로벌 시장
이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설계가 필요하다.
내가 보는 전환점
나는 쌀을 단순히 판매하는 대신
발효 기반 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해왔다.
쌀이 술이 되고,
술이 음료가 되고,
음료가 새로운 소비 카테고리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은
가격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산업의 출발점이 된다.
농업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설계의 영역이다
삭발과 구호가 주목을 받지만
산업을 바꾸는 것은
기술, 시스템, 시장 확장이다.
쌀값이 아니라
쌀의 쓰임을 늘려야 한다.
그때 비로소
농업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
투자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