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미슐랭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음식이
세계 미식 체계 안에서 어떤 위상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 태국, 한국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는 숫자가 아니라 전략의 방향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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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전통을 ‘격상’시킨 나라
일본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300곳이 넘는다.
도쿄만 해도 150곳 이상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그중 상당수가 전통 일본식 기반이라는 사실이다.
• 스시
• 가이세키
• 텐푸라
• 소바
전통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서가 아니라,
전통 구조 자체가 파인다이닝이 되었다.
와쇼쿠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후
일본은 전통을 현대화하기보다
전통을 그대로 격상시켰다.
가이세키의 계절 구성,
스시의 샤리 온도,
장인의 숙성 기술.
전통이 곧 프리미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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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 전통을 ‘설계’한 나라
태국도 미슐랭이 있다.
방콕에는 다수의 스타 레스토랑이 있고,
태국 전통 요리 기반 식당도 별을 받는다.
하지만 태국의 진짜 전략은
미슐랭 그 자체가 아니다.
태국은 식당을
국가 수출 플랫폼으로 설계했다.
해외에 태국 식당이 열리면
그 뒤에 태국 식재료 수출이 따라붙는다.
관광이 연결된다.
국가 브랜드가 확장된다.
전통은 단순한 문화가 아니라
산업 구조 안에 들어갔다.
그래서 태국 음식은
‘길거리 음식’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브랜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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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전통을 ‘재해석’하는 나라
서울·부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은 40곳 안팎.
그중 한식 기반 레스토랑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 한국 식재료 기반
• 현대적 테크닉
• 코스 중심 구조
즉, 컨템퍼러리 한식이다.
전통 반상 구조,
밥·국·나물 중심의 상차림,
장과 발효 중심 구조 그 자체로
별을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통을 그대로 격상시키기보다
재해석을 통해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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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라의 차이
일본은 전통을 격상시켰다.
태국은 전통을 설계했다.
한국은 전통을 재해석했다.
일본은
전통 자체가 미슐랭 기준 안으로 들어갔다.
태국은
전통을 산업 구조 안에 넣었다.
한국은
전통을 콘텐츠로 확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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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전통 한식은
왜 아직 미슐랭의 중심 구조에 들어가지 못했을까?
밥과 국, 나물과 장은
세계 미식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그것을
격상시키거나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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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의 별이 목표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통이 세계에서 어떤 자리로 가는지에 대한
전략은 필요하다.
전통을
생활에 둘 것인가,
격상시킬 것인가,
설계할 것인가.
지금 한식은
그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