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의 세월을 넘은 영화, 그 이면의 풍경
* 곡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 폰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는 유럽 알프스 산맥 등 아주 높은 고산지대(해발 2,000~3,000m)의 척박한 바위틈에서 자란다.
하얀 솜털로 덮인 잎이 별 모양으로 피어 있어 '알프스의 별'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털은 강한 자외선과 추위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눈처럼 하얀 꽃의 이미지 때문에 천사가 지상으로 내려온 꽃이라는 전설이 있으며, 과거 유럽에서는 청년들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 꽃을 바치기 위해 험난한 절벽을 오르기도 해 '용기'의 상징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국화는 아니지만(공식 국화는 없으나 사실상 국화 대접을 받음), 현재 오스트리아 2유로 센트 동전 뒷면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국가적 상징성이 크다.
이 꽃 ‘에델바이스’를 소재로 1965년에 만들어진 ‘사운드 오브 뮤직’, 벌써 60년 된 영화다.
사별하고 아이들과 살고 있는 폰트랩은 가정교사로 마리아를 들이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 뭐 그런 내용이다.
어찌 보면 통속적이기만 한 줄거리의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여태껏 적어도 10번 이상은 더 본 영화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뭐래도 음악일 거다 "도레미송"을 시작으로 "Climb a mountain" 그리고 "마리아", "Sixteen going on seventeen"등 거의 전 곡이 히트송 일정도로 최고의 음악영화 이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아마도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알프스의 풍경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누구나 동경할 만한 아름다운 배경을 가진 폰트랩의 저택은 영화를 배경으로 추론하건대 "할슈타트 호수"부근이 아닐까 싶었는데 잘츠부르크의 레오폴드스크론 성(Schloss Leopoldskron)과 헬브룬 궁전 인근에서 촬영되었단다.
하지만 뇌리에 가장 깊이 남는 장면은 합창대회에서 폰 트랩 대령이 부르는 '에델바이스'다.
영화는 나치에 저항하는 오스트리아의 고결함을 보여주지만, 역사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1938년 독일의 병합 당시, 오스트리아 국민투표의 찬성률은 무려 99.7%였다. 강압적인 분위기였음을 감안하더라도, 당시의 열광적인 동조를 부인하기는 어려운 찬성률이다.
전후 오스트리아는 스스로를 '나치의 첫 번째 희생자'라 칭하며 전범국으로서의 책임을 최소화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에 거대한 '도덕적 면죄부'를 주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아름다운 음악과 풍경이 역사의 과오를 덮어주는 방패가 된 셈이다.
독일 나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오스트리아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이후 오스트리아를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책임을 지는 전범국이라는 논란과 이와 관련한 도덕적 면죄부까지 주는데 크게 공헌하지 않았나 싶어서다.
우리나라도 만약 일본에 강제 병합될 때 국민투표를 거쳤다면 어땠을까?
반대가 많았을지, 아니면 시대의 광풍에 휩쓸린 찬성이 많았을지... 참으로 재미있고도 서글픈 상상이다.
"상대방이 강할 때는 스스로 병합되고, 상황이 안 좋아지면 손절하는" 모습은 인간 세상의 생존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야만 선진국으로 잘 살 수 있는 걸까?
참고로 에델바이스의 꽃말은 "고귀한 사랑, 소중한 추억,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