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손질하고 입을 제거한 전복을 10초 정도만 살짝 데친 후 참기름에 버무린다, 진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 은은한 바다 향이 입안에 퍼져 즐겁게 다가온다. 전복은 쫄깃하고 부드럽고 오돌한 식감을 다 느낄 수 있는 정말 재밌는 해산물이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의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추고 있다. 버터를 두른 팬에 넣어 살짝 볶아 먹거나 또는 다져 내장을 듬뿍 넣은 죽과 함께 끓이면 그 자체로도 보양식이다. 전복 내장은 해산물답지 않게 비린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오히려 신선한 풀 내음 비슷하게 나기도 한다. 전복죽에 약간의 간장을 타 무 장아찌와 한입 먹으면 늦잠 푹 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한 것처럼 몸의 활기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전복은 한입 씹으면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쫄깃한 육질은 채 다 씹기도 전에 목으로 사라진다. 초장보다는 참기름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물론 둘 다 전복의 순수한 맛을 억누르는 면이 있지만 고소한 참기름과 살짝 씹히는 알갱이가 있는 소금을 곁들이면 그 자체가 하나로 어우러져 근사한 요리가 되기도 한다. 누가 뭐래도 최고의 반찬이며 술안주이다. 전복은 비싼 편이지만 예전 어렸을 때에는 지금보다도 배는 비쌌던 것 같다. 그나마 대중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이유로 전복 양식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건 참전복이라고 한다. 80%가 완도 산이다.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고 자라며 먹는 것에 따라 전복에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전복은 수분 함유량이 많고 단백질과 지방 함유량이 적은 편으로 체내의 흡수가 잘 되어 환자나 노약자들을 위해 건강식으로 많이 쓰인다. 또 삼계탕이나 갈비탕에 함께 넣고 끓여 여름 보양식으로도 인기다. 육류와 잘 어울리는데 특히 소고기와 함께 먹으면 칼슘과 인의 섭취와 조화를 이루어 자양강장 효과에 아주 탁월하다.
누군가를 대접하는 자리에서는 비중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전복은 호텔에서 근무할 때에 코스 중간에 항상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딱히 어려운 조리법은 없었는데, 깨끗이 씻은 전복을 허브, 와인 향채를 넣은 물에 2~3분간 삶아 준 후 꺼낸 후 버터를 두른 팬에 살짝만 구워 데리야끼 소스를 얹어 나갔었다. 간편한 조리법이지만 맛있고 항상 인기 있던 메뉴였다. 전복을 손질하는 방법으로는 먼저 깨끗한 솔로 전복을 문질러 닦아 준다. 껍질 안쪽으로 숟가락을 쑥 집어넣어 껍질과 살을 분리한다. 내장이 터지지 않게 신중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또 힘을 너무 주어서 손을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내장과 함께 분리된 전복은, 내장은 따로 모아 주고 전복 살에서 입을 분리시켜 준다. 내장은 청주를 조금 넣고 믹서기에 갈아준 후 소스나 리소토에 사용을 한다. 껍질은 자개장의 장식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또 한의학에서는 약용으로도 사용을 하는데, 석결명이라고 하여 눈에 좋다고 한다. 전복은 참 버릴 게 없는 보물이다
또 건조시킨 전복은 냉장 유통 시절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 정말 귀한 식자재였다. 포를 떠서 잘 말려놓은 전복은 중요한 손님에게 대접하거나 무사들의 출전 전에 길례로써 전복을 내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외 할머니 댁에 갈 때면 평소에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접해볼 기회가 많다. 해산물을 안 드시는 아버지 영향으로 우리 집엔 그나마 고등어 생선 구이 정도만이 몇 안 되는 바다 요리이지만 외가댁만 가면 해삼이니 멍게니 전복이니 정말 다양한 바다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그중 아버지가 유일하게 드시던 게 전복이었는데, 다른 해산물에 비해 바다향이 전혀 안 나기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 당시에도 비쌌던 전복을 나는 할머니 댁에만 가면 먹어 볼 수 있었다. 언제나 전복이 반찬으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귀한 손님이 올 때만 이런 음식들을 준비한다고 하시던 할머니, 고생 많았던 셋째 딸 우리 엄마와 아버지, 우리들이 바로 그 귀한 손님이었다.
오스테리아주연 김동기 셰프 paychey@naver.com
재료
전복 2ea, 불려놓은 쌀 100g, 화이트 와인 100ml, 버터 1큰술 , 닭 육수 1L, 생크림 10ml
표고버섯 1ea, 양송이버섯 2ea , 양파 1/2ea , 엑스트라 올리브 오일 10ml , 양파 1/2ea 마늘 2톨
1.리소토 베이스 만들기
-버터를 넣은 냄비에 쌀과 다진 양파, 다진 마늘 1톨을 넣고 볶아 준다.
-화이트 와인을 넣고 향을 내 준 후 닭 육수를 500ml 넣고 은근할 불에서 저어주며 쌀이 70% 정도만 익게끔 끓여 리조또 베이스를 만들어 준다.
2.전복 리조토 만들기
-전복은 손질 후 내장과 살을 분리해 준다.
-전복은 1개는 슬라이스 해주고 1개는 버터에 구워 준다. 내장은 화인에 곱게 갈아 준다.
-팬에 버터를 두른 후 양파와 마늘을 넣고 볶아 향을 내준 후 슬라이스 한 전복을 넣어준다
-내장을 넣고 볶아 풍미를 내 준 후 닭 육수 50ml를 넣고 한번 끓여준다.
-리조또 베이스를 넣고 생크림과 파마산 치즈, 올리브 오일을 뿌려 마무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