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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Jul 12. 2022

시답잖은 말이 주는 힘

말하고 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한국에 와 동네 친구들을 만났다. 이 친구들은 베트남 가기 전에도 제대로 인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마침내 약속을 잡은 것. 약속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나 혼자) 소리를 질렀고 친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다른 친구까지 도착했고 마치 항상 같이 있던 것처럼 두서없는 수다가 시작되었다.


한 친구는 사무직에서 개발자로 직무 전환을 했다. 약 8개월의 시간 동안 친구는 모든 걸 다 쏟아부은 것 같았다. 울고 불고 하면서 프로젝트를 마친 후 최근 한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얘기를 듣던 중 친구가 팀원에 대한 얘기를 했다. 초반 서로 예민했던 시간조차 본인이 너무 몰아쳤다며 나중엔 사과했다고 한다. 물론, 막판엔 그 덕분에 다른 팀들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소통, 공감 이런 얘기를 하다가 (대부분 반성) 전쟁과 비건, 이상기후, 빙하 등 얘기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맥주를 들이키며 안주를 먹으면서도 ‘이 고기를 덜 먹어야 하지 않겠니? 고기 때문이래 이상기후가~’ 이런 말들. 동시에 시답잖은 개그를 주고받으며 깔깔 웃었다. 헤어지는 와중에도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고작 세 명일 뿐인데.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맥주나 마시자, 하며 만날 수 있는 틈이 생겨 좋다. 좀 살만 한 것 같다. 그런데 꼭 이런 분위기에 푹 빠지려고 하면 다른 세계가 보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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