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담겼던 작은 인형들, 그룻들, 옷들을 내놓기로 한다.
아까운 마음도 있고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이제는 정리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인형을 가지고 놀 나이는 이미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릇은 좋고 예쁜 그릇보다 가볍고 쓰기 편한 그릇이 좋다. 옷은 새로 사놓고 몇 번 안 입은 것들로 내놓는다.
"엄마, 엄마는 왜 새 옷은 내놓고, 목이 늘어난 옷은 둬?" 옆에서 아이가 묻는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몇 번 입지 않은 옷을 거둬들이고 목이 늘어난 옷을 내놓기로 한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는 몇 번 안 입은 옷과 목이 늘어나고 색이 바랜 지 오래인 옷을 같이 내놓는다.
미련은 없다. 아마도 그동안 내놓는 연습이 많이 되어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마음이 담긴 게 어디 인형, 그릇, 옷 같은 것들 뿐이랴 싶어서다..
내 마음을 담았던 사람들과도 이별을 하고 있다. 그냥 거기까지가 인연이었을 거라 나를 다독이며.
그저 함께 했던 시간들,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부름에 화답할 수 있었던 시간이 기적이고 축복이었음을 깨닫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