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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자크 구르나 - 낙원

낙원의 존재

by 박찬혁


"낙원의 파랑새는 자신을 잡으려 하지 않는 사람의 손 위에 날아와 앉는다."










| 개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은 2021년『낙원』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가상의 마을 카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12세 소년 유수프의 성장기이자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식민지 시대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인종, 계급, 문화의 차이 속에서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 헤매는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식민주의의 상처와 정체성의 혼란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얕고 넓은 낙원의 세계로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소


저자: 압둘라자크 (1948년생)


출판 연도: 1994년


장르: 소설


주요 주제: 사회 구조, 인종과 계급 간의 갈등, 정체성





| 줄거리


소설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노예로 팔려간 열두 살 소년 유수프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낯선 환경에 던져진 유수프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 나갑니다. 하지만 식민지 시대의 잔혹한 현실과 인종 차별, 계급 갈등 속에서 유수프는 끊임없이 고통받고 방황합니다.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게 답을 찾지 못합니다.





| 등장인물


유수프: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인 소년. 주인공.


주인: 유수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식민지 시대의 권력관계와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를 상징합니다.


친구: 유수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존재로, 우정과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마을의 어른: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유수프에게 삶의 지혜를 전달합니다.


여성 캐릭터: 여성의 삶과 지위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며,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 작가의 일생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잔지바르 출신의 영국 작가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인의 삶과 식민주의의 상처를 소설에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며, 이민, 난민, 문화적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았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낙원'은 구르나의 대표작 중 하나로, 그의 어린 시절 경험과 아프리카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소설 속 배경인 카와는 실제 잔지바르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으며, 유수프의 고난은 당시 아프리카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문학적 분석


섬세한 문체: 구르나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는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상징과 은유: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상징과 은유는 작품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다층적인 서사: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며, 복잡한 사회적 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주제와 메시지


식민주의의 상처: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 사회의 어둡고 잔혹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식민주의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강조합니다.


정체성의 혼란: 식민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을 보여주며,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성장과 변화: 유수프는 고난과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어린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성숙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 작품의 영향력


'낙원'은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식민주의 연구와 아프리카 문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고,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게 합니다. 또한, 인종, 문화, 계급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다양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결론적으로, '낙원'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식민지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기억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입니다. 작가의 섬세한 문체와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낙원'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리뷰


"모든 자서전은 스토리텔링이다. 모든 글은 자서전이다." - J. M. 쿳시


이 작품은 작가인 구르나의 인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르나는 다른 작가들과는 다르게 상상과 공부를 통해 창작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억압이 가해지는 삶을 살아왔고, 자신의 나라를 떠나 영국 생활을 해야 했다.

이는 분명 쉽지는 않았을 그의 인생을 옅게나마 보여준다.

이외에도 그가 겪은 수많은 고통과 억압이 존재했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그가 거쳤던 삶의 행로가 예술의 행로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그의 작품은 삶의 연장이자 확장이며, 변주에 해당된다.

이런 그만의 특별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역설적으로 다른 작가들에게는 제공되지 않은 주제와 형식과 배경을 선물 받았다.

또한 그는 아프리카인이자 이슬람이었기에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이민, 난민을 비롯한 지구적인 문제들을 인분법적이고, 흑백 노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더 넓게 바라보고 더 깊게 사유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영문학 중 구르나가 새로운 선구자의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작품에 대해 살펴보면 낙원은 대단히 상징적인 작품이다.

소설은 주인공인 유수프라는 소년이 자신의 집에 자주 들르던 부유한 이슬람 상인인 아지즈 아저씨에게 팔려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는 유수프의 아버지가 상인한테 진 빚 때문에 아들을 넘겨준 것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은 소년이 상인을 따라 아프리카 깊숙이 들어가면서 경험한 것들을 모사하며, 제1차 세계 대전 직전을 배경으로 인도양에 위치한 스와힐리 해안에서 탕가니카 호수, 콩고, 그 너머까지 갔다 오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국가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들을 묶어주는 것이 국가가 아닌 혼종적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곳에서 동아프리카로 모여든 사람들은 거기에서 독특한 다언어적, 다인종적 문화를 형성하며 역동적으로 살아왔고,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섞이고 또 섞이며 자신들이 누구인지 더 이상 알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이 그들의 정체성이다.

소설이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로 흐르며, 거의 모든 인물이 행복한 결말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비타협적이면서 열세적인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낙원이지만 현실은 낙원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에 낙원인 이유가 설명이 된다.

삶과 현실이 낙원 같지 않기에 그들 스스로가 낙원을 상상하고 상정해 현실의 부재인 낙원이 비로소 낙원이 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소설은 제목부터 내용까지 상징적인 작품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생각하고, 작가의 세계관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이 작품은 크게 아프리카 사회와 종교,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지화 그리고 주인공 유슈프의 매혹적인 성장기로 나뉜다.

이 모든 것은 유수프의 삶을 통해, 즉 작가의 삶을 통해 통찰된다.

유수프는 매우 아름다운 얼굴 때문에 다양한 한 사건에 휩쓸리기도 한다.

여인들은 유수프를 가지고 싶어 하고, 남성들 또한 그의 미모에 매료된다.

이는 그들의 민속 신앙에 나오는 구세주 유수프와 교차된다.

그는 꿈을 통해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한다.

주인공인 유수프도 꿈을 꾸고는 하는데 항상 좋지 못한 악몽이었다.

꿈의 내용은 개들에게 포위당해 위험에 처하는 꿈이다.

여기서 개는 상징성을 지니며, 계속해서 언급된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유럽인들이 지나간 자리에 똥을 먹고 있는 탐욕스러운 개들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나오는 개들은 아프리카인들의 보금자리를 위협하고, 탐욕스러운 유럽인들을 그들의 시점에 바라본 것이 아닌가 싶다.

이외에도 유수프가 성장해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맺고, 각종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며, 여인관의 사랑을 배우는 는 점도 소설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

내가 말한 것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상징성과 인과관계가 존재하지만 이는 직접 보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여태껏 몰랐었던 그들의 삶과 실존을 구르나의 예리하고 따뜻한 시각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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