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오랜만에 지방으로 내려갔다. 친구네 커플이 역까지 마중 나와줘서 식당까지 차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그리고 못 본 지 몇 년은 된 친구의 여자 친구 겸 후배. 간단한 인사 뒤에 오가는 몇 마디 대화에 익살스러움이 점점 묻어나고 금방 웃음소리가 차 안을 채운다.
식당에 도착해 음식을 주문하고 금방 또 친구 한 명이 도착했다. 너나 할 거 없이 장난기가 섞인 인사말을 건네고 여자 친구 얘기부터 대학교 동기, 선후배들의 에피소드들을 전해 들으면서 입에는 또 고기 한점. 너무 먹기만 하는 것 같아서 집게도 한번 집어보는데 금방 또 친구가 가져가 버린다.
맛있고 즐겁게 고기를 마치고 가게를 나와 카페로 향했고, 인도가 좁아서 두 명씩 앞뒤로 걸었다. 뒤에서 바라보는 친구 커플의 모습은 훈훈함 그 자체였다. 오래 사귄 것 같지 않게 서로를 향한 애정과 걱정이 담백하게 묻어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커플의 교과서랄까.
아무튼 친구가 안내한 카페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높은 층고에서 느껴지는 개방감, 머그잔의 특색 있는 손잡이, 곳곳에 배치된 그림과 소품들이 꾸며내는 실내. 무리하게 감성에 치우쳐 편안함을 잊은 여타의 카페와는 달랐다. 친구가 여자 친구한테 너무 많이 먹는다며 놀림을 받으며 시킨 허니브레드는 왜 또 그렇게 맛이 있는지.
친구가 얘기해주는 본인의 연애 에피소드를 듣는데 정말 오랜만에 끅끅 거리면서 함박웃음이 터졌다. 네 명이 마주하는 테이블에 마치 모닥불이 놓여있는 것처럼 주변이 너무 따뜻했고, 장작이 타닥거리는 소리에도 웃음이 만개하는 어린아이들처럼 나는 쉽게 웃음을 내었다.
그렇게 어제 하루를 유쾌함으로 씻어내고 일어난 아침. 오늘은 왠지 몸도 가볍고 마음도 편하다.
그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기차에서의 덜컹거림만이 느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