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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꽃 May 19. 2024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이 책 저자의 딸은 좋겠다. 나도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제목부터 당장 읽어봐야 할 것 같았다(역시 책은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 아들에게 돈 공부를 권하는 책은 많다. 자식은 '아들로 대표'된다는 듯 말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딸을 내세워서 좋았다. '돈'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썼는데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여전히 나에게는 '선비정신'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걸 요즘은 '*선비'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냥 '맞아 맞아', '그래그래' 하면서 읽었다. 나 역시 내 딸들에게 절대 돈 공부를 미루지 말라고 열 번, 백번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밀리의 서재로 읽으면 형광펜을 참 많이 쓰게 된다. 쓰다 보면 형광펜으로 줄 친 곳이 몇 백 군데를 넘어가서 자제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실패. 기억하고 싶고, 내 딸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직접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다. 책에서도 나왔지만 돈의 크기만큼 사람은 보호받고 자유로울 수 있다. 돈은 그 크기만큼 나와 내 가족을 지켜준다. 


'여자들은 마흔이 넘는 순간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자산'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을 가장 많이 후회한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모아 둔 사람과 자산을 모아 두지 않은 사람의 마흔은 생활 전반에 있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책 초반에 나온 말이다. 매우 매우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자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40세를 기점으로 하여 어느 정도의 자산이 있느냐 없느냐는 삶에서 많은 차이와 변화를 만들어낸다. 


   나는 40세를 전후로 돈과 자산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관심이 있으니 남들도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산이나 돈이나 재테크에 관심 없는 사람들 앞에서 돈 얘기를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말을 내가 먼저 꺼내지 않는다. 이를 깨닫기 전에는 정말 궁금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어서 선생님들 앞에서 어떻게 하면 돈 버나, 애 셋 어떻게 키우나, 선생님들은 어떻게 돈 모으고 애들 키우셨나 물어봤었다. 결국 내가 듣는 말은 이것이었다. "돈 벌어서 뭐 하게~ 먹고살 만큼만 있으면 되지. 죽을 때 싸가지고 가지도 못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보통 '거봐. 주식도 부동산도 안 하길 천만다행이지. 욕심부리면 망한다니까... 라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부자가 될 기회를 잡지 못한다. 돈 벌어서 뭐 하긴? 먹고사는 정도로는 안 되니까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닌가? 돈은 자유와 마음의 평화를 준다. 물론 돈만 좇는 삶은 괴롭다. 하지만 돈만 좇자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지키고 품위를 지키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돈은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죽을 때 싸가지고 가려고 버나? 살아있을 때 더 잘 살고 마음 편하려고 돈 버는 거다. 그리고 자식이 있으니 물려줄 수도 있지 않나(물려줄 돈도 없지만).  


    '내 부모님이 나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주셨다면 어땠을까, 주변에 돈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선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 주변에도 돈에 대해서 이렇게 실질적이고도 다정하게 가르쳐줄 수 있는 누군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 저자의 딸은 참 좋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했다. 이렇게 돈 공부를 시켜주는 엄마라니! 이렇게 능력 있는 엄마라니! 서울대 나오시고 현재는 대치동 아파트에 사시며 연봉 높은 증권계에서 20년 동안 일한 인정받는 애널리스트 엄마라니... 심지어 저자는 나보다 한참 언니도 아니고 아주 조금 언니일 뿐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드는 감정은 비교와 질투였다. 나는 그동안 뭐 했냐고!


   저자도 이런 부분에 대해 책에서 얘기한다. 부자는 정말 많고 그들의 돈도 무척 많아서 비교하면 끝이 없다고. '이 정도 벌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더 돈이 많고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금세 기가 죽는다. 그처럼 한 번 돈을 좇기 시작하면 그 삶은 끝날 줄을 모른다. 1억이 있으면 10억 부자가 부럽고, 10억이 있으면 30억을 가진 사람이 부럽기 마련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나도 이랬다. 현재도 딱히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를 부러워하며 비교하고 있는 않은가! 저 사람들은 저렇게 부자가 될 동안 나는 뭐 했나 하면서 한숨이 나고 짜증이 난다. 저자는 많은 부자들을 지켜보면서 '그런데 같은 10억을 가지고 있어도 50억 부자를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라고 말한다.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만의 목표와 그에 따른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남을 부러워하면 자신의 못난 모습이 나오게 되고 그로 인해 한 번 더 괴로움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것은 '단순히 네 통장 잔고의 문제가 아니라, 네가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제대로 된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마음가짐의 문제에 가깝다'라고 한다. 나만의 목표와 계획을 통해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나가다 보면 돈에서 오는 불안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네가 얼마를 가지고 있든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그것이 너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게 바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자꾸만 움츠러드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다'라고 말한다. 과연 그것이 답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잘 나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인 이 책의 저자도 그렇고,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유튜버들을 보면서 나는 괴로웠다. 나는 도대체 나이만 먹었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능력도 없으면서 아이를 셋이나 낳았으면서 자산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느냐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렇다고 열심히 살아오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 지금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답이 있다. 내 식대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스텝을 밟아 나가면 된다. 


    나는 남과 나를 무척 많이 비교했고 질투도 심했다(뭐 여전히 그렇지만). 그런데 중간중간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내가 내 삶에 만족하며 나에게 집중하던 시기였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을 때였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남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든 내가 정한 계획에 따라 하나하나 공부 계획을 실천했을 때 뿌듯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그날의 계획을 이루었을 때 시험 결과도 좋았었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나는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다. 마음이 편안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식대로 잘해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직장생활, 사람들과의 관계, 주식, 부동산, 심리,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해준다. 저자의 어머니는 저자가 21세 때 돌아가셨다. 그때 어머니의 나이는 마흔여섯이었다. 젊은 나이다. 올 것 같지 않던 나이 마흔여섯이 저자에게 다가오면서 저자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한 듯하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는 것,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저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딸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딸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딸을 믿고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리뷰를 먼저 읽었는데 이런 리뷰가 있었다. '재테크 책 읽고 울기는 처음'이라고. 한줄한줄 느껴지는 저자의 진정성 있는 조언을 나도 또 내 딸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말하듯 나 또한 그저 오늘 최선을 다해 살 것이다. 결국 그 방법에는 없는 것 같다. 멋진 엄마, 부자 엄마가 되기 위한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은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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