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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꽃 Jun 02. 2024

부의 인문학_브라운스톤(우석)

부자가 되려거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부의 인문학 #브


  2020년 12월에 처음 읽었던 책이다. 내용이 좋고 인상 깊어서 '다시 한번 읽어야지' 목록에 있던 책. 

이번에 밀리의 서재에서 다시 읽었다. 아니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지 벌써 3년 6개월이 지났다고?

2020년부터는 시간이 정말 휙 지나가고 있다. 드라마 한 편 보고 나니 3,4년 흘러가 있는 기분이다. 


  당시 책을 읽고 쓴 리뷰를 보니 '슈퍼리치가 되어야지'라고 써놨던데 지금 현실은? 슈퍼리치가 당연히 아니다. 2021년 후반부터 주식 빠지면서 벤츠 E클래스 한 대 값 날렸고 부동산은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 3,4년 사이에 슈퍼리치가 되는 것은 나같이 평범한 사람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 그래도 자산이 그때보다 조금은 증가했으니 위로 삼기로 한다. 또 22년부터 매일 신문 읽고, 강환국 님의 퀀트 투자 스터디를 들었고, 실제 퀀트 투자를 하고(결과는 별로), 임장도 다니면서 알차게 보냈다. 물론 내놓은 만한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과정도 중요하니 다시 한번 위로를 삼는다. 스스로 쓰담쓰담을 해주겠다. 


  이 책은 처음에 주식 유튜버가 소개해서 알게 된 책이다. 찾아보니 꽤 유명한 책이었다. 여기저기서 이 책 한 번 읽어보라며 추천하고 있었다. 과연 추천할 만한 책이다. 내용도 좋았고 자극도 된다. 중요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준다. 몇 달 뒤에 한 번 더 읽을 거다. 


  책 전체적으로 당신이 부자가 왜 못 되는지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적인 방법과 마인드셋을 말해준다. 거기에 국제 정세와 경제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미국과 중국이 왜 싸우는지, 어디가 이길지, 그럼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도 얘기해 주는데 지금도 저자가 책에서 말한 데로 돌아가고 있다. 이 책의 초판이 19년에 나왔는데 지금 읽어보니 저자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더 신뢰가 간다. 


  3년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공감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3가지 있다. 첫째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예의 길을 찾아간다는 것, 둘째는 정치인은 자신의 권력과 개인의 신념(나는 이기심과 욕심이라고 본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진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 셋째는 역시 서울에 부동산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하이에크의 말을 빌려 대중은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대중이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좋아한다'는 말이 충격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은 하는데, 내가 딱히 노예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만큼 무리에서 벗어나 개인의 고유성을 지키며 부를 일구는 것은 어렵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자유를 얻었지만 고독과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고독과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인간은 권위에 복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향후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지금 집을 사야 하는 건지 아닌지... 지금 사면 상투를 잡고 손해를 보는 게 아닌지 너무 불안하다. 부동산을 공부할 틈도 없고 공부는 재미가 없고 힘들다. 누군가가 대신 정답을 가르쳐 주면 좋겠다. 그래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대중은 구루를 선택하고 따른다....... 종교는 덤으로 현재의 괴로움도 내세에 보상받을 것이란 위로도 준다.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자유로부터 도피한다. 국가나 구루나 종교로 도피한다. 그래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 왜 그럴까? 왜 자유를 버리고 노예의 길을 선택할까? 자유는 경쟁이 기본이고, 노력이 기본이고, 책임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경쟁하기 싫고 노력하기도 싫고 책임지기도 싫은 미성숙한 대중이 쉽게 원하는 게 무엇일까? 이럴 때 달콤하게 등장하는 정치 세력은 파시스트나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자다. 이들은 대중에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속삭인다. 그냥 모든 건 정부가 다 해준다고 약속한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불안한 대중은 자유로부터 도피해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예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대중이 자유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 어린애처럼 요구만 할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경쟁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함을 가져야 한다. 


  뼈를 때리고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지만 다 사실이다. 외면하고 싶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대중에게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외롭고 괴롭다. 그 길을 가야 부자가 되는 것이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부자가 소수인 이유다. 그럼 이렇게 괴로우면서까지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괴로운 길을 굳이 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부자가 되고 싶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꼭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면 불편해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두 번째는 정치인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진보지식인'인 사람이 당선되면 뭔가를 해결해 주겠지, 모두가 투표하면 달라지겠지 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투표 안 하고 정치에 관심을 놔버리면 안 된다. 그러나 정치나 정치인에게 기대를 하거나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쓰면 안 된다. 그들은 사실 더 나은 세상이나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경제 관련 정책을 가만히 보면 정치인들은 보통 그냥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각자도생인가 싶은 데 정말 그렇다. 어쩔 수 없다. 정치인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 뿐이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지금 우리 정부는 정부 지출을 확대하고 복지 지출을 늘리고 예산을 팽창시키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인플레이션이 찾아오기 쉽다. 정치인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경제정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당장의 인기를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뒤에 망한다고 해도 당장 인기를 끌고 당선되어야 하니까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정책을 선택한다. 


  세 번째 공감포인트이자 실천 포인트는 역시 '대한민국은 부동산'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서울에 부동산을 가져야 한다. 나는 지방 소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뭐 서울까지 가나 경기도에서 살면 되지, 경기도에서만 살아도 성공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한계를 그어버리니 자산도 한계 안에서 맴돌았던 것이다. 부동산은 서울이고, 그중에서도 모두가 원하는 것을 가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강남에 부동산을 가져야 한다. 김장섭의 책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에서는 분당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그 밑으로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사실 분당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부동산의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안전하게 가려면 서울에 부동산을 소유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우리나라의 도시 간 불평등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우리가 도시 간 불평등을 원하지도 않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세상은 그렇게 불평등이 확대될 것이다. 어떤 도시가 성장하고 어떤 도시가 쇠퇴할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재정적 불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돈을 벌고 싶다면 혁신 기업이 주도하는 도시에 투자하라!...... 슈퍼스타 도시 서울에 투자하라!


  목민심서로 유명한 실학자 정약용마저 자식에게 서울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하지 않았던가.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서울에서 수십 리만 떨어져도 야만적인 지역인데 먼 지방은 더하다."  

"서울에 살 곳을 정해 세련된 문화적 안목을 떨어뜨리지 마라"

"내가 유배를 당한 처지여서 너희들을 농촌에 물러나 살게 하지만 훗날 계획은 꼭 서울 십 리 안에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시장에 도덕젓 잣대를 들이대지 말 것. 

이상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이상만 말하다가는 애들 교육도 못 시키고 먹을 것도 못 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존엄이나 품위를 지키지 못한다. 거의 40년을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도덕적 기준에서 경제적 이념과 행동을 판단해 왔다.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도덕이 필요 없느냐, 막살겠다는 거냐, 돈이면 다하겠다,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도 지양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세상의 흐름을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말은 쉬운데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길은 어렵다고 했으니 어렵다는 것은 제대로 가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불편하지만 진실을 마주하고 어렵지만 부자의 길을 가고 싶다. 꼭 부자가 되지 않더라도 나는 최소한 무리에 휩쓸리는 노예가 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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