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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Feb 02. 2016

회사원의 정치에 대해 누군가 물었다

팔로워들의 정치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시각에 대하여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저녁, 20대 시절 블루엔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함께 바꿔보자는 뜻있는 울림으로 멋모르고 정치권에 아주 작은 한발을 내딛었던 적의 인연으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제3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의 강연의 한 타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였다.


 대학생 시절 어떤 활동 보다 정치권에서 했던 활동이 나의 인생의 방향과 가치관 형성에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특별한 스펙 보다 정말 열정과 꿈에 대한 자신감으로 취업에 성공한 경험을 먼저 한 선배로써 몇명에게나마 작은 울림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주저없이 참여하게 되었다.  

20대 대학생 및 청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강연 및 행사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가성비 높은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때 나도 동일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해봤던 입장으로 정치권의 연사들은 사실 모시기 쉽지 않고, 모신다고 해도 일정의 변수가 많아서 언제든지 변경 운영을 해야 하는 변수가 생긴다. 이번에도 그런 변수로 인해 공백이 생긴 강의에 시간이 생겨 부족한 자격이지만 강연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2시간 남짓 열심히 운전해서 도착한 청풍리조트에서 열정 가득한 대학생 70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 (1,000명 앞에서 강연한다는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한걸음씩 꾸준하게...!)


 주제는 단순했다. 내가 했던 정치권 활동들로 인해서 깨달은 3가지 정도의 인생 가치관과 이러한 점을 자신의 꿈과 미래, 취업과 어떻게 연결시키면 좋을지에 대한 나 스스로의 이야기들을 약 1시간 정도 나누기 시작했다.

원래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그 앞 강연자로 서셨던 CBS 민경중 본부장님이 워낙 강력한 연사이자 다양한 선물을 준비해오신 모습에 압도되어(?) 긴장하여 올라서고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했던 심리마술 마지막 단계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도입부 5분이 엉망이 되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조금 무너진 강연이 되었다는 점이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관련 강연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강연의 막바지 시간. 결국 인생은 매일하는 선택의 총합이라는 상식적인 명제, 하지만 좋은 선택을 매일 할 수는 없다는 한계도..

 시간이 주어져 Q&A 를 2가지 정도 받을 수 있었는데, 2가지 모두 매우 인상적인 질문이었고, 그 중 한 가지가 오늘 말하려는 주제인 회사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주제는 내부자들과 관련된 문제인데 다른 글로 정리할 예정)


 "저는 현재 회사에 취업한지 7개월차가 되어가는 새내기 직장인입니다. 저도 정치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러한 활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 대답에 대해서 그 당시 현장에서 했던 대답에 보충하여 "회사원의 정치"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정치의 의미는 아주 단순하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여기서 살펴보려고 하는 것은 정치의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고대 민주주의는 "시민" 들이 주도했고, 이는 노예를 통한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사회적 책무만을 할 수 있었던 민주광장의 주인들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기로 한다. 어쨌든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고, 대부분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 의 정치체제에서 살고 있다.

 

 아주 단순하게는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물리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대의 민주주의" 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국민의 뜻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 를 "선거" 라는 절차를 통해 선출하고 그들에게 나의 권한을 일임하여 입법권/행정권을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위임, 그들을 통한 임명 등의 절차를 통해 사법권도 일정부분 감시하고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모습이다.


 이런 사회에 살다보면, 우리가 잠시 망각하는 것이 있다. "정치는 나의 권리와 의무가 아니라는 생각" 이다. 나 역시 그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졌고,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도 충분한 의무가 있다는 아주 자명한 사실을 어느 순간 대부분은 다양한 핑계로 잊고 살아간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정치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어디있냐는 문장은 단골 손님이며, 내가 그런 것을 논할 깜냥이 되냐는 아주 불편한 겸손까지... 그러나 이러한 모든 핑계의 결론은 "나라가 이 모양 이 꼴로 돌아가는데 내 책임은 없다" 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부여된 헌법적 가치와 가장 중요한 정치적 권리를 "남의 일인양" 생각하는 태도가 역설적으로 "정치활동" 을 상당히 특별하게 규정짓는 오류에 빠져들게 함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이러다 보니, 무관심과 반대로 너무 분노하는 일부는 거리로 뛰어나가고 인터넷에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 분들은 대표로 여기 앉아있는 것이지, 투표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결국 사회의 방향성이 이상하게 흘러가는것은 필연.


 정치활동에 대해서 "정치인" 만 하는 것이라고 쉽게 규정하지 말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치라고 규정하는 것은 "직업 정치인의 정치" 이다. 사회 구조상 당연히 정치인은 소수, 팔로워가 대다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팔로워들은 "정치"는 나와는 관계가 없고, 상당히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치 리더들도 허울좋은 소리와 함께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회 구조적 환경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건 기본적인 권력의 속성이다. 일단 내가 해야 하니까.) 이러한 행위들이 "팔로워" 들은 모르도록 아주 교묘하고 기만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대부분 잘 모르고 넘어가거나 이미 나에게 상당히 불리한 지경에 와있는 상태가 되어서야 사태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이러한 굴레 속에서 갇혀 살아가야 하는걸까? 정치활동은 특별한 것이고,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직업 정치인 관점의 생각들... 이제는 그 틀부터 과감하게 깨야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3명만 모여도 조직을 구성하고, 그 조직 속에서 개개인의 역할을 부여하여 정치활동을 한다. 가장 작은 단위의 조직를 친구관계나 가족이라고 본다면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 "작은 집단의 리더(물론 여기서도 팔로워일 수 있지만..)이자, 전체 사회 속의 팔로워" 로서 매일 작은 규모의 의사결정과 정치를 하면서 살아간다. 즉,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정치를 가장 작은 단위까지 분절적으로 잘라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매일 하고 있는 우리 삶의 선택이 곧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작은 정치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가지 정도의 회사 생활 속 자주 발생하는 예시를 통해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첫번째 가정, 우리 팀은 매일 야근이다. 규정된 출근 시간보다 일찍 출근을 강요하는 분위기이며, 그렇다고 일을 빨리 끝내도 집에 갈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를 집중적으로 하기 보다 전체 근무 시간에 맞춰 비생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휴식시간도 많고, 불필요한 회의도 자주 발생한다. 지쳐가는 환경 속에서 업무 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장시간의 근로 시간은 생산성 저하 및 팀원 개개인의 삶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가정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은 무엇일까?


1. 팀원 - 집중도 있게 업무를 수행한다. 흡연 및 커피, 잡담 등으로 인한 시간은 최소화하고 팀이 내야 할 성과를 일정에 맞게 달성해나간다. 그리고 눈치껏 칼퇴 실시! 처음 100% 는 어려울지라도 정말 긴급한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되도록 근무 시간을 지킨다. 그리고 반복적인 성과를 통해서 조직 내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것을 전파시켜나간다.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스스로 이뤄낸 자기 힐링 및 역량 계발,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도대체 왜일까? - 출처 : 가우스전자 中


 두번째 가정, 일년에 한번 있는 여름휴가다. 그런데 여름만 되면 눈치싸움이 박터진다. 누가 더 좋은 기간에 갈 수 있을지... 베짱좋은 신입사원은 이미 비행기표 끊었으니까 이 때 가야한다고 애교와 눈물로 호소하고, 선임들은 짬밥으로 찍어 누른다. 내가 갈 수 있는 시기에 못가는 여름 휴가 때문에 매년 여름마다 스트레스다. 이러한 가정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은 무엇일까?


1. 팀원 (또는 팀장) - 매년 1월, 팀 전체 연간 휴가 계획을 먼저 설정하고 일정을 조율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제안한다. 연간 사업계획은 일반적으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팀원 모두 전체적으로 일정을 조율하여 비행기표 사전 예매를 통한 팀원들의 경제적 이점 서포트 및 불필요한 불협화음 사전 차단할 수 있다.

매년... 눈치 싸움의 승리자만이 가장 즐거운 여름 휴가를 즐기는 문화는 이제 그만!


 세번째 가정, 한 팀에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는 예비 엄마가 있다. 그런데 막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려고 하니 눈치가 보인다. 어떤 회사 선배는 전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고, 사용하게 되면 팀원의 자리가 하나가 공백이 생겨 남은 팀원들에게 일정 부분 업무가 가중된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커리어 개발과 승진에도 영향을 받는 듯한 환경이 있는 듯하다. 이러한 가정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은 무엇일까?


 1. 예비 엄마의 경우 - 육아휴직을 당당히 사용한다. 팀의 상황을 고려하여 들어가는 시점 등을 일부 고려할 수는 있는 센스는 필요하겠지만,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가족의 행복이나 전체적인 사회 구조를 위해서도 올바른 육아환경은 반드시 담보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다만 회사에서도 인력의 공백이 생기는 리스크가 생기고, 개인적으로도 업무의 단절이 생기는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역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휴직 기간 동안 육아 및 재충전, 역량의 추가 개발을 위한 균형 잡힌 노력이 필요하다.


2. 팀원의 경우 - 언제든 나에게도 (또는 내 가족에게도)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육아휴직을 들어가는 동료의 일을 분담하는 것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또한, 나도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면 (특히, 남성들의 경우) 용감하게(?) 제도를 활용할 것임을 굳게 다짐한다.  


                  임신은 축복이고, 국가의 미래다.                                                눈치를 줘서도 봐서도 안된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겁하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먼저 나서지 않고 열매는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것을 현대에서는 "프리 라이더" 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에서야 친일파를 욕하지만, 그 당시에 "그저 순응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걸까? 하지만 사회는 이런 생각의 굴레 속에 갇혀서는 결코 발전하지 않는다. 그리고 팔로워의 자리에 앉아서 "진보 보수 이념론" 을 논하고 거리로 뛰어나가고 인터넷과 SNS에 의견을 피력하는 것만이 정치활동이라고 착각해서도 결코 세상은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 결국 세상은 자신의 자리에서 올바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전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비록 조금 더 희생하더라도, 내가 조금 더 불리한 환경 속으로 떨어질지라도... (회사원은 대표적으로 진급에서 누락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상황에서도 용감할 수 있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스스로도 아직 자신이 없다.) 어차피 자리는 한정적이기에 조직 속에서 팔로워의 위치라면 그 자리에 맞게 어느 정도의 중간 관리자로 성장하여 리더로 성장했을 때 내가 그 자리에 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결국 가장 현실적이고 합당한 "회사원의 정치활동" 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성취한 민주화의 성과는 결코 작은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물 흘리던 사회. 하지만 그것이 리더의 정의라고 믿지 않았던 다수의 팔로워들의 외침이 결국 사회의 방향성을 올바르게 돌릴 수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내가 먼저 총맞기 싫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두가 한발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세상은 총을 가진자의 규칙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다수의 힘이 없었다면 지금도 나는 감시와 탄압 속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

 부모님 세대는 우리에게 민주화를 위대한 유산으로 남겨주었다.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로 남길 위대한 유산은 무엇인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사회, 즉 공동체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매일 매일 내가 하는 올바른 선택이 곧 회사원의 정치활동이고,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선택이 다수의 문화가 되어 올바른 사회로의 전진에 초석이 될 때, 굳이 우리는 "직업 정치인" 이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 중의 한 명의 정치인으로써 우뚝 설 수 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정치적 리더" 를 선택하는 안목을 기르고, 차등이 판치는 세상 속에 유일하게 허락된 평등한 1인 1표를 소중하게 행사하는 것으로 회사원의 정치활동은 화룡정점을 찍을 수 있다.


 회사원의 정치 활동,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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