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상한제에 대한 대한민국 대표 정당 정치인들의 논쟁을 바라보며
http://www.nocutnews.co.kr/news/4478808
나는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한다. "인간의 본능적 본성" 을 가장 가깝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선하지 않는 행동의 영역"에 대해서는 분명히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대학생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시절 YLC 라는 단체에서는 건강한 자본주의를 교육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전개했는데, 그 당시 임의적인 개입 없는 시장경제를 주장하던 교수님께 드린 나의 질문은 "시장에 충격이 생기면 반작용이 생기고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균형점으로 돌아온다는 교수님의 생각에는 동의하나, 그럼 그 시점까지 그 충격을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를 들어, 쌀 값이 그렇게 충격이 있을 경우 대체재까지 없다고 가정했을 때 부담이 불가한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것이었다.
기업가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이런 경우 해당 시장을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공공 영역의 정책은 해당 영역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한다는 자체가 "국가" 라는 사회 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인간다운 삶을 정의할 때 "의식주" 의 충족은 가장 선결되는 조건인데, 그 중에 "주" 의 영역은 부동산과 직결되어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지만 공적영역에서의 균형을 위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가진 나로서는 우리나라 같이 인구대비 토지가 부족한 나라에서는 더 본질적으로 부동산은 "공공재"의 영역으로 놓고 고민해야 대한민국에 맞는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몇 가지 생각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주택 공급이 주거 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공급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주거가 안정된다. 글쎄?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론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 가격은 당연히 안정되겠지만,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의 공급은 제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인구는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돈을 벌 수 있고,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주거지역" 의 공급은 물리적인 한계에 의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서울" 의 집 값은 정기적으로 비정상적인 상향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
공급을 늘려 국토 균형 발전과 수도권 집값 안정에 기여하겠다던 세종시. 세종시는 실제 거주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없이 살기 좋은 곳이다. 지방에 다녀오는 길에 지나오면서 접한 세종시의 계획된 도로망과 자연과 조화된 깨끗한 인프라는 매력적이였고, 집 값 역시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곳에서 나의 직장으로의 "출퇴근" 은 거의 불가능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 인구의 분산이 필요한데 "매력적인 일자리" 가 모두 서울에 포진해있는 상태에서 공급이 되었다고 해서 누가 세종시로 이사갈 수 있겠는가? 세종시의 실패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 둔다면 오히려 충청의 기존 도시 지역의 공동화 현상만 가속화시킬 뿐, 원래 목적은 절대 달성불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차라리 세종시 건설과 더불어 "1안) KTX 역사건설, 수도권 지역으로의 출퇴근 시간 10분 단위 구간 노선 운행, 월정액 패스 25만원 / 2안) 아파트별 수도권 출퇴근 버스 지원 (새벽에 오면,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을 도입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공급만 되면 시장에 의해 안정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정책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전히 주거 안정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배부른 사람들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래는 서울에서 그래도 상대적으로 집 값이 저렴하다는 "구로구" 에 내가 살고 있는 가장 인기 평형의 7년간 시세 변동 그래프이다. 2007,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의 충격, 장기적인 인구 통계학적 근거에 의하여 해당 시기부터 집 값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외쳐왔다. 그러나 투자 할 곳이 사라진 집주인들의 전세값 인상 역습과 마지막 호황을 털겠다는 건설사와 이를 비호하는 정책적 세력, 저금리기조까지 연결되며 최근 다시 집값이 오르고 있다.
2015년에만 수도권의 분양물량이 최근 10년 중 최고치인 상황이다. 그런데 집 값은 왜 오르고 있는가? "신규 공급"이 집값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모르고 있다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
연간주택 분양물량
(단위 : 가구)
2.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함에 있어 고려할 점
정책은 반드시 개별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은 반드시 반응한다. 임대차보호법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날때 엄청난 주거비용 상승을 단기적으로 가져오는 것도 이런 반응의 일면이다. 상한제가 도입되면 당연히 집 주인들은 가격을 올릴 것이다. (현재 나는 세입자, 하지만 내가 집주인이라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해당 가격이 1~2년 후에는 "시장의 평균가격" 이니 정책 충격에 의해 인위적으로 올랐던 상승률과 비교해서는 당연히 둔화되겠지만. (이걸 근거로 쓰고 있는 정치인의 수준도 참...) 결국에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가격은 충분히 올라간" 상태가 되버린다.
주거 부동산은 일반 소비재와 다르게 공급자/소비자 모두에게 거래 준비 기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해당 자금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왔을 때, 양쪽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공급자 입장에서도 갑자기 세입자가 나간다고 했을 때, 신규 세입자를 못구하면 내어줄 돈이 없기 때문에 일부 부담은 있다.) 이런 경우 보통 "갑의 논리" 에 의해서 개별 계약이 일어나고 나쁜 집주인을 만난 세입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해당 제도를 급작스럽게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거래 관계자들 간의 상황을 이해하고, 합리적 수준의 상한제를 만들되 도입 시점에 대한 충분한 유예기간(최소 2~3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유예기간 동안 단기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저금리 정책 지원 자금 기금 조성, 공공임대주택 확충, 유예기간 동안 상한제 이상으로 올린 집주인에 대한 별도 세율 적용 등을 준비하여 실제 제도가 도입되는 시점 에 갑의 위치에 있는 집주인들이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없도록 장기간의 일관된 정책기조와 국민적인 합의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
3. 지금 할 수 있는 제3의 대안은 없는가?
토지의 9할은 이미 권문세족과 불교의 땅, 그 곳에서 세금까지 9할이 되자 "흙수저" 들에게 더 이상 남은 것은 없다. 475년간 이어진 고려시대의 종말은 그렇게 시작됐다. 냉전 시대 종료 이후 일부 군부 독재 세력이 남아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자본주의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볼 때 그 역사는 아직 100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부의 독점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케티의 이론이 2015년을 강타했을 만큼 우리는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매년 연말, 연초가 되면 "부동산 갑부"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1사람 명의로 1,500채 이상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세금때문에 갓 돌 지난 자녀에게 10~20채를 상속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일까? 당연히 이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 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급이 부족하다고 쉽게 말하지 말자. 오히려 1인 2주택 이상에 대한 중과세를 통하여 1인 2주택 이상 가지고 있는 물량들만 시장에 풀어낼 수 있어도 "상당히 양질의 주택"을 "아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다.
"양도세를 50%로 받는다고 하자. 10년 동안 보유를 하지 않으면 중과세를 당한다." 는 원칙이 있다고 가정하자. 10년 동안 전세, 월세로 이익을 챙기면 될일이며, 양도세가 50% 이든, 90% 이든 거래 후 발생세금이고, 어쨌든 부동산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1,000만원 정도만 챙겨도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집주인" 들의 당연한 마음이 아닌가?
원천적으로 1인 2주택 (임대만이 가능한 소득원인 사람들을 고려하여 최대 1인 2주택 허용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상인 경우 원칙적으로 이익이 ZERO화 될 수 있도록 하면 대한민국 "주거 부동산"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투자가 아닌 내가 사는 집에 대한 고민으로의 전환 ▶ 자연스럽게 양질의 주택을 주거자 스스로 추구 ▶ 경제 사정에 따라 상호간의 거래
국가가 신경써야 할 영역은 인위적인 경기부양과 부동산 공급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조정과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와 인프라 확충을 우선 순위로 두어야 한다.
이건 정책으로 찍어누르기 보다는 일단 주거부동산에 대한 국민적인 컨센서스가 먼저 필요하다. 헌법 제 23조는 국민의 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1인 2주택 중과세는 당연히 "헌법소원" 대상이지만, 헌법 제 14조가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생각해볼때, "거주할 곳 조차" 없는 국민들에게 어떤 "자유" 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 역시 인기영합주의가 아닌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대한민국 국민" 이라면 응당 누려야할 가치를 실현해나가고,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이 주어진 자리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의 "주거부동산" 은 반드시 "공공재" 로써 작동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가 이 글을 통해 내리고 싶은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