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고통을 수반한다

WWW 는 참 재밌는 드라마다

by 블루엔진


처음에는 포털과 관련된 내용이라서 흥미있게 지켜봤지만 이제는 안다. 이 드라마는 '세 가지 관계의 사랑' 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은 남녀의 관계]


돈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하다가 어머니로부터 개인적으로는 배제당한 남자와 남부럽지 않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딸을 정략결혼 시키고 자존심은 하나도 없는 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여자가 다른 듯 같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조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나이 차이로 인해 다가갈 듯 다가서지 못하는 남녀의 관계]


포털회사의 잘 나가는 여성 커리어 우먼과 게임 회사의 음악감독으로 라이징 스타가 되고 있는 연상녀와 연하남은 "결혼" 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나도 달라 선뜻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다가가려고 하면 그때마다 하나씩 깨닫게 되는 현실의 장벽들로 인해 갈등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사랑 이야기


[누군가의 성공을 위해서 누군가는 반드시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남녀의 관계]


실력과 인성은 겸비했으나 밑바닥 인생인 연예인이 나름 포털회사의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의 도움으로 조금씩 라이징 스타가 되어가지만, 필연적으로 만인의 인기를 먹고 살아야 하는 그에게 그녀는 팬으로서만 남을 것인지 사랑으로 다가갈 것인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랑이야기



사랑은 고통을 수반한다. 누군가의 삶이 갑자기 내 인생에 쳐들어와 나의 삶에 변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랑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고정하면 그 사랑은 오래갈 수 없다. 그 관계가 끝나는 시간까지의 모든 순간순간은 타협과 조율의 고통의 시간이 항상 함께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다. 호르몬이 주는 환상은 길어봐야 100일을 넘지 않고, 육체적인 탐욕과 매력 역시 그리 긴 시간을 잡아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첫 사랑은 그렇게나 이뤄지기 힘든건지도 모른다. 첫 사랑이 다가온 인생의 시점까지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고, 설령 가르쳐준다 해도 그걸 이겨내는 마음 근육은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랑의 이야기들도 참 멋지고 생각해볼 지점이 많지만 그래도 메인 주인공 답게 임수정의 대사들을 타고 흐르는 감정선은 참으로 사랑에 대해서 현실적인 정의를 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책임있게 누리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믿는 여성이 (그것이 포털 권력에 대한 저항으로까지 이어질만큼 확고한 가치관) 인생에서 결혼이라는 선택은 반드시 하고 싶어하는 10년 연하의 남자를 만나서 끊임없이 그를 밀어내지만 조금씩 설득되어가는 자신을 보며 느끼는 "불안감" 과 스스로의 가치관에 의해 강제된 선택이 또 다른 스테레오타입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가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어찌보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사랑을 마주한 상황에서 개인이 고민하고 변해가는 지점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관점에서 행복한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이야기" 속에서의 수많은 번민과 갈등이 어쩌면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인지도 모른다.


경제학 용어로 그걸 기회비용이라고 딱딱하게 정의하지 않아도 우리는 어렴풋하게나마 모두 알고 있다.


선택은 반드시 다른 희생을 동반한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 고통을 피하고자 아무 선택도 하지 않으면 그 길이 주는 행복은 결코 누릴 수 없다는 것을. 누군가의 삶이 내 삶에 들어오는 선택을 했을 때는 반드시 그 고통을 수반하고자 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타협과 조율과 희생이 조합되지만 그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의 마지막에는 언제나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그 고통의 시간을 포기했을 때 오히려 항상 불행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시작하지 않는 용기도 또 하나의 삶의 용기다. 오히려 나는 그런 삶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완전한 내 편이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린다면 말이다.


사랑은 원래 어렵다.


그게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 머릿 속을 흐르는 그런 생각의 지점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이 세 가지 상황에 대해서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교보재 드라마로 Pick! 그 때가 되면 포털과 관련된 얘기는 이미 석기시대 같은 이야기가 되어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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