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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Feb 12. 2020

월간서른 - 내 가게 해볼까 3편 후기

좋은 브랜드는 정의가 다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 월간서른에서 배달의민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하여 총 3회 동안 "내 가게 해볼까?" 라는 강연이 진행되었다. 언제나 트렌드에 맞춰 빠르고 디테일한 실행력으로 놀라움을 주시는 강혁진 대표님과 배민 아카데미가 만나서 많은 분들에게 유의미한 강연을 준비해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쉽게도 태극당 편은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했지만 도레도레의 이야기는 평소에 관심이 있던 브랜드라서 와이프가 오기 전까지 아이들을 잠시 어머님께 부탁하고 서울 반대편인 배민아카데미로 향했다.


 도레도레는 국내의 디저트 소비문화 자체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이를 바꿔나가고 있는 회사다. 강의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지점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풀어가야 하는 방법론들을 너무나 담담하게 풀어가고 계시다는 점이었다. 사실... 비싸서 자주 못 사 먹지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가서 먹고 싶은 최고의 디저트들이다. 앞으로 계속 다양한 브랜드로 분화하며 대중 속으로 접근하기 위해 오프라인 확장이 되고 있으니 조금 더 우리들의 삶에서 가깝게 "도레도레와 그 친구들" 을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저 세상의 힙한 케이크들...! - 출처 - https://melisa.tistory.com/m/300

 

 이 시간을 통해서 역시 남다른 브랜드는 무엇이 달라도 다르지만 기저에 흐르는 철학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브랜드가 가져야 하는 원칙과 실행력을 너무나 잘 지켜가고 있는 도레도레의 오늘이 지속되는 내일로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며, 오늘의 후기는 "모든 것이 좋았다" 지만, 욕심은 노션 링크를 마지막에 공유하는 것으로 내려놓고 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지점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외식사업은 교육사업이다?

 

 이 멘트는 질의응답 시간에 나왔는데 직영 매장이 계속 늘어나고 그 숫자가 관리하기 어려운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냐는 대목에서 나온 이야기다. 매장이 늘어나고 매장의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관리가 어려워진다. 이는 오프라인 사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와 함께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규모의 역경제 요인이다. 이를 위해 대표님은 "개별 매장에 대한 문제점" 에 대하여 매장 관리자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에 대해서 별 다른 대답을 못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 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실천한 결과, 각 개별 매장의 문제에 대해서 매장 관리자들이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실행을 해나가는 조직이 되었다는 후기. 이는 매우 감동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빡침(?)과 일관된 노력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재밌는 지점이 대표님의 다음 대답이었다. 외식 사업은 결국 생각해보면 교육사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우리가 만든 외식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도 크게 보면 교육에 속하고, 또 소비자 접점에서 이런 진정성이 전달되기 위해서 내부 구성원들을 계속 교육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것. 모든 사업에 이런 지점이 있겠지만 외식 사업만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카피 브랜드가 난무하고 이직이 잦으며 소비자가 진상이 되기 쉬운 사업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것에서 주는 깊은 울림은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다. 그 결과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믿음이 없다면 특히 더욱 그러하다. 가정환경이 어려워져도 자녀 교육에는 그렇게 올인해도 회사가 어려워지면 많은 조직에서 제일 먼저 축소하는 예산이 교육예산이라는 것만 봐도 이런 지점이 입증되지 않는가?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지점을 돌파하는 조직만이 강한 조직이 되고 대표나 경영진은 방향성만 제시해도 자율적인 프로세스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세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창업은 현실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지만 분명히 이상적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창업자들이 많다. 하지막 막상 또 하는 것을 보면 명분만 그렇게 말하고 실제로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일부로 인하여 대부분이 같이 욕을 먹는 것이 이쪽 세계가 아닐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너무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인간계의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것을 다르게 정의한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리고 그 길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세상은 내가 바랬던 그 모습대로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케이크를 왜 파티에서만 소비해야 하지?" 라는 아주 작은 질문에서 출발하여 디저트를 즐기는 테마를 "선물가게" 라고 정하고 일상의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그리고 특별한 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황금빛으로 가득 채우는데 함께 하겠다는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 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 


 (사실 케이크 이름에 고마워, 사랑해, 기분좋아... 이런 제품명을 쓰겠다는 것 자체가... 사실 대표님 본인도 남들이 들으면 오글거릴 것이라고 생각하신다고...)


 그리고, 그렇게 버틴 오랜 시간에서 축적된 "무언가" 가 결국 터지게 되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방송에 기분좋아 무지개케이크 출현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연예인들이 이를 알게 되고 활용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성공에 취하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의 본질을 단단하게 만들어갔던 부산 청사포 매장의 버스 노선까지 만들어진 이야기, 강화도 마니산 중턱에 웨딩 촬영의 선호 장소가 되며 디저트 가게에서조차 LTV 소비의 지점을 찾아내는 이야기, 연세대 학생들에게 맞춤형 카페를 기획한 이야기 등 내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로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을 즐거워하시는 대표님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지금이야 도레도레가 성공적인 궤도에 올라있으니 저런 이야기들을 "와. 대단하다!" 라고 공감하겠지만 아무것도 아닌 상태의 창업자가 와서 그곳도 2006년에 이런 소리하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미쳤어???!!!!" 라고 말하는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쉽다. 그런 힘을 만들어내기까지가 어려울 뿐. 그래서 김경하 대표님은 이런 뼈 때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산 청사포 개복치 케이크... 개복치..?? - 출처 :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16915
단군왕검 얘기까지 하신 마니산 중턱의 힙 플레이스 도레도레 강화점
연세대 마호가니의 전경 / 학생이여 공부하라! - 출처 : http://www.inch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13755


설거지 10년 할 수 있어요?


 창업을 주저하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뭔 소리여. 세상을 바꾸는 것이 쉽다면서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이 지점일 것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무공 비급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 일부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에 뭔가 다른 요인(알고보니 금수저...? 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거봐...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야..." 라고 자조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도레도레가 이렇게 되기까지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1인 N역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들, 임대료와 보증금을 줄이거나 없는 상태에서도 분납하기 위해 건물주를 설득하고 수많은 매물들을 체크하고... 그리고 불 꺼진 매장에서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지라고 매일 밤 고민하셨을 그 시간에 공감하다 보면 역시 창업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응?)...가 아니라 정말 단순하고 남들이 다 화려하게 보지 않는, 오히려 기피하는 일조차 책임지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창업자가 매일 스스로와 대화하면서 버텨나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카페나 외식사업을 창업하겠다는 지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이후 가장 빡센 매장에서 Dish Washer 로 근무를 시켜봤다는 대표님, 그 결과는 어땠을까? 그건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내가 항상 우리 회사의 서비스나 스타트업들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요소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의 지점이다. 대기업의 특정 부서에 몸담고 있는 경우 내가 떠난 다음 전부 흐지부지될 프로세스라면(그래서 솔직히 너무 힘들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 구조상 지속가능성 자체가 없는 모델이라면... 솔직하게 말해 아무 의미가 없다. 


 김경하 대표님은 확실히 어려운 시기를 버텨오시면서 지금의 성공을 일궈내셨기에 이 부분에 대한 철학이 명확함을 느낄 수 있었고, 강의의 모든 내용과 Q&A 의 모든 지점에 지속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지점에서 분명하게 도레도레의 한계를 인식하고 계신 것도, 예를 들어 도레도레는 High-Commercial 을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고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성장의 한계가 상당히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는 지키면서 Mass를 향해 어떤 소비자 경험을 얘기해야 하는지, 이를 위해 수많은 테스트와 빠른 실행, 빠른 결단을 통해서 계속 성장해가시는 모습을 보니 도레도레의 미래는 앞으로도 계속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멤버스에서도 도레도레의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추진하여 올바른 브랜드가 성장하는데, 그리고 우리 고객들에게 더 좋은 소비 경험을 제안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놓고 업무를 연결해봐야겠다. (이럴 때는 휴직자 신분인 것이 아쉬운...)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신념만으로 버텨내면서 담금질되어 이제는 누구보다 영리하게 외식사업의 카테고리 킬러로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해가고 있는 김경하 대표님의 도레도레의 지속적인 성장과 지금의 가치가 계속해서 지켜지길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전체 강의가 궁금하신 분은 노션 정리 내용을 공유해드리니 한번 확인해보시길>

<월간 서른의 콘텐츠 기획력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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