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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엔진 Aug 07. 2020

폴인 : Future Forum 후기

모빌리티의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 

 지난 7월 23일(목)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자동차 x 폴인이 함께한 퓨처포럼을 다녀왔다. 2020년 9월 복직을 앞두고 최근 모빌리티 관련하여 돌아가는 이슈도 파악해보고, 언제나 나에게 애사심(?)을 고취시켜주는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진행하기에 주저함 없이 "내돈내산" 으로 다녀왔다. 


 오늘의 후기는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아니라 각 주제 세션에 대하여 내가 가진 의문점에 대하여 기록하는 것이므로 세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서부터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한다. 



1. 실리콘밸리가 바라보는 모빌리티의 위기, 그리고 더 큰 기회

- 크리스틴 문 (블루스페이스 대표)


 기존 Deep Learning 기반 자율주행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Dynamic Perception 기반의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고 기대 수익이 가능한 대형 트럭 및 버스 등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세션에서 든 질문은 단 하나. Dynamic Perception 이 정확히 무엇인가? 세션 자체가 짧은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이해한바로는 "학습과 반응" 에서 어느 쪽에 더 높은 규모의 비중을 둘 것인가 정도로 판단됐다. 다만 충분히 학습되지 않은 AI 가 실시간 인식의 고도화를 통해서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자율주행은 내가 기술적으로 파고 들어갈 영역은 아니지만, 이런 분야기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 기회될 때마다 관련 내용을 참고해서 봐야겠다. 


 어떤 기술이 승리하더라도 결국 내가 본질적으로 궁금한 지점은 단 하나일 뿐이다. 


 센서 + 솔루션기술이 제조생산비용에서 수용가능한 정도로 낮춰질 수 있는가? 


  다른 논쟁적 지점들은 제외하더라도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의미가 있으려면 결국 "돈을 벌어야 하니까"


2.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글로벌 모빌리티 지형도

- 차두원 (차두원 모빌리티 연구소장)


 역시 압도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의미있는 기존 모빌리티 업계의 지형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평소에 많은 자료를 올려주시고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해당 세션에서 별도의 의문이 생긴 지점은 없었다. 해석하고 계신 지점에 대부분 동의하며 앞으로 전개될 양상에 대하여 조금 더 시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세션


3.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모빌리티 트렌드

- 정현택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사업기획실장)


 전략기술본부에서 추구하고 있는 모빌리티의 방향성에 대해서, 특히 외부에 어떤 방식으로 공개하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들을 알 수 있었던 내용. 코로나 이전에도 나는 언제나 "공유는 소유를 대체할 수 없다" 는 이야기를 해왔고, 대응해야하는 지점은 "소유 자체에 대한 새로운 대안 제시, 공유의 비중 증가에 대한 밸류체인적 영향력 확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전히 개인적으로 모호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PBV 가 컨셉이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는 점. 내부 커스터마이징까지 전부 해줄 수는 없다. (유사하게 볼 수 있는게, 포터를 현대차에서 공식적으로 특장으로 판매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변종 수요는 대부분은 외부 특장업체를 통해서 진행됨)

  

 PBV 기반 생태계에서 우리가 그리고 있는 정확환 그림은 무엇인지, 변화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 더 깊게 생각해봐야겠다. 


4. 코로나 사태,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가속도가 붙는다.

-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국가혁신클러스터 R&D 연구단장)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세션, 지금 세종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시티가 이렇게 "자동차에 징벌적" 성향을 철학의 기반에 깔고 가는 모습인지 처음 알게됐다. 세션 내용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소유에 의한 자동차는 앞으로 금지하는 수준으로, 공유와 셔틀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수요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간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기 때문.


 나는 철학이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철학이 현상을 압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산업은 언제나 국가의 입장에서는 양면성이 있다. 일자리 창출 및 제조 기술 기반을 유지하는 가장 연관 산업 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지만, 자동차를 위한 인프라 투자 및 환경 문제 등은 항상 고민거리로 작용하기 때문. 지금 파일럿으로 도입되는 스마트 시티 개념은 이 지점에서 후자에 방점을 두고 있는 뉘앙스가 강했기에 자동차 업계 종사자로서는 생각보다 우려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5. 배달의 민족이 로봇 딜리를 통해 상상하는 미래

- 김요섭 (배달의민족 로봇사업실 이사)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강인공지능을 탑재한 스스로 사고하는 로봇이 로봇설계 3원칙을 무시하고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오지 않는다면 적절한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이라는 생산수단을 보유한 자본가라는 인간에게 그것을 소유하지 못하고 노동소득을 통해 살아가는 인간이 종속당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은 올 수 있을까?


 딜리가 홍보하는 많은 지점들은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싶겠으나, 결국 로봇이 전체 프로세스에서 "주"가 되고 노동하는 인간은 "부" 가 되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분명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겠으나 단계적으로 잠식해들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로봇을 좋아하고, 로봇이 상용 적용된 다양한 곳들을 자녀들에게도 경험시키고 있지만, 개인적인 선호와 다르게 공동체의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유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봇의 도입비용과 인건비의 데드크로스 지점이 언제 도래할 것인가? 이것이 내가 해당 산업을 바라보며 언제나 유의깊게 지켜보는 핵심질문. 


6. 띵똥과 씽씽, 데이터로 읽는 라스트마일 시장의 기회

- 윤문진 (주식회사 피유엠씨, 주식회사 허니비즈 대표)


 개인적으로 공유킥보드 업체의 소액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계 현황. 모든 비즈니스가 그러하겠으나 특히나 일정 규모의 확보와 운영비용의 절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 공유킥보드 업계에서 씽씽은 개인적으로 정말 잘하고 있는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살기 때문에 이동은 수요를 만들어내는데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자동차는 자동차가 이동가능한 도로 인프라의 간섭을 받기 때문에 Personal Mobility Device 는 도로 인프라가 부족한 곳의 접근성을 높여 로컬의 다양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다만, 이 시장은 그 특성상 무한 경쟁이 결국 시장실패를 만들 수 있는 리스크도 다양하게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체 관점에서 어떤 결론을 찾아갈지에 대해서는 계속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개인적으로 공유 킥보드의 가장 큰 Pain Point 는 내가 필요할 떄 탈 수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고, 이런 예측 불가능성은 독점적 운영에 의한 해결이 가장 빠르기 떄문. 어떤 문제는 시장경쟁에 맡기는 것이 답이 아닐 수 있고 결국 이것이 규제와 라이센스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데, 그 지점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계속 관찰할 예정.


7. 헬스케어를 향한 새로운 요구, 그리고 모빌리티의 역할

- 최서호 (현대자동차 혁신기술사업추진실장)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는 어느 영역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위해서 연관 산업 플레이어들과는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가? 


 지금까지는 여전히 제조사 우위의 시장이었으나, 분명히 게임의 룰이 변해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회사가 일부 가능성을 보는 영역으로 헬스케어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헬스케어 시장이라는 것이 결국 민감한 개인정보의 영역과 의료행위와 연결점이 생기는 경우 발생하는 상당한 수준의 규제에 대하여 의미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실제로 자동차 내부의 카메라 기술이 발전하며 이제 의미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되었으나, 이것을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블루링크 기반 환경에서도 고객에게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긴급구호를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논의되었으나, 실제 작동하지 못한 것 역시 이런 지점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우리가 우위에서 통제할 수 없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Ecosystem 에서 항상 Ruler 의 역할이 아니라 단순한 참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해되는 우리의 조직문화가 되길 다시 한번 바라게 되는 세션이었음.


8. 자동차는 헬스케어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대표)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약간 사이다(?)같은 PPT 장표를 보여주셔서 인상깊었다. 중심에 서려고 하지 않고 유의미한 지점을 찾으려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시장 상황에서의 절반의 정답. 그나마 대안으로 제시해주신 수집, 활용 관점에서의 내용도 "우선 순위" 의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기에 서비스 제공 관점보다는 메인 플레이와의 협업의 주체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더 고민하는 우리 회사가 되길 바란다. 


 물론 PBV 가 활성화되는 시점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결국에는 "목적형 이동수단 생산" 이라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뿐이다. 


9. 자동차에서 발견하는 나만의 공간, 그리고 치유의 시간

- 유정은 (한국내면검색연구소 대표, 영상 앱 마보 대표)


 자동차에서 영상 시청이 법적으로 금지된 이후 자율주행이 도래하는 시점 이전까지 자동차는 "음성 콘텐츠" 소비의 공간으로 작동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라디오 및 음원소비" 가 존재한다. 


 TTS 기술이 아직은 만족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보니 라디오를 통한 콘텐츠 소비 또는 음원 소비가 중심을 이루는 상황인데 "이동하는 시간 동안 필수적으로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공간과 시간" 에서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가 자동차 내부 콘텐츠 소비 시장의 핵심이다. 


 이러한 과점에서 최근 현대자동차와 협업하여 테스트한 마보의 차량 내 명상 콘텐츠는 생각보다 유의미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UX 와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이다.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서 자동차가 아닌 공간에서도 명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자동차 안에서도 그대로 스마트폰을 통해서 소비하면 된다. 굳이 번거롭게 자동차 내부의 별도의 조작을 통해서 해당 콘텐츠를 소비할 이유가 없다는 것. 사용자 UX 관점에서 일말의 유의미성이라도 찾으려면 스마트폰이 차량에 들어오는 순간 자동차가 이를 인식해서 자동차에서 명상 콘텐츠를 PLAY 하고, 스마트폰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Seamless 한 연결을 해야하는데, 이를 APP 과 자동차 Device 와의 관계만을 통해서 풀어낸다고 해도 명상 콘텐츠 업체가 받는 "월정액" 비용에서 R/S 를 할 이유가 없기 떄문. 


 자동차 전용 콘텐츠를 제공해서 차별화한다고 해도 별도의 월 정액 비용을 받지 않는 이상 자동차 제조사에서 명상 콘텐츠 업체에게 별도의 제작비를 제공해야하는데, 과연 적정 제작 및 공급가격이 형성되고 그 관계가 유의미하게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 


 복직 후 계속해서 제휴 업무를 하게 되면 마보의 콘텐츠를 블루멤버스 포인트를 소비할 수 있는 제휴방식은 고민해볼 예정이나, 과연 중장기적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과 상호호혜적인 관점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세션이었음.


10.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모빌리티를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개인적으로 스카이랩스의 절대반지(?)가 의료데이터 연계가 아니라 실생활용으로 나오면 꼭 사고 싶다.


 역시 해당 세션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헬스케어 데이터 수집 관점에서 자율주행 이전까지 자동차의 유의미한 디바이스는 "스티어링휠" 이고, 좀 더 확장시키면 "시트" 도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향후 도입될 기술에서는 운전자 안면인식 카메라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수집해서 어떤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각 하드웨어가 수집에 적합한 규제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 투입해야 하는 투자비용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선뜻 답하기 어렵다. 


 자동차는 헬스케어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가? 중심이 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새로운 관점으로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과제로 남겨져버린 세션이었음


 확실히 자동차 업계가 거대한 전환에 직면한 것만은 사실이다. 


 테슬라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전동화의 흐름, 차라리 전동화는 대응이라도 되고 있다. 기존부터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는 유의미하지 못했던 커넥티비티 역시 스타링크를 통하여 밸류체인의 통신사와 제조사의 오랜 계륵같은 관계에서 벗어나 새롭게 대응하는 방식은 사실 어떤 대응도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게 업계의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시급한 우선 순위의 대응일 수도 있다. 


 공유자동차는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소유는 하되 소유의 방식의 변화라는 키워드로 밸류체인의 간섭도를 높여갈 것이다. 자율주행 역시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이제는 제한된 지역에서의 상용화를 통해서 제공될 다양한 서비스나 오토파일럿을 통해서 의외의 지점에서 대고객 수용성을 높여가서 어느 순간 시장에서 당연해지는 시점이 오면 해당 기술에 대해 뒤쳐진 제조사는 선택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실존하는 위협이다. 


 단거리는 Personal Mobility 가 이동을 대체하고, 로컬 내 중거리 이동은 Bumper to Bumper 의 이슈를 UAM 이 대체하려는 시도 역시 기존의 자동차 기반 밸류체인에는 현재 진행 중인 위협이다. (현대차는 UAM 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독이 든 성배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과연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글쎄.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저 고민에 매몰되지 말고 하루하루 꾸준히 대응하다보면 의미있는 미래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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