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이면 알아서 하나하나 챙기는 나를 보고 다들 친화력이 좋다고 한다.
나는 누가 불편한 게 싫을 뿐인데.
내가 불편했던 자리를 잊지 못해서 혹여나 누가 불편하진 않을까 괜찮냐고 한 번 물었을 뿐인데.
친화력이 좋다는 나는 투명한 벽 앞에 서서 마음대로 친한 사람을 골라 마음에 담는다.
이 사람들이 주는 상처는 용서해야지. 이해해야지.
하지만 저 벽 너머 있는 사람들이 주는 상처엔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미운 짓을 할 수도, 심하면 복수도.
그까짓 거 다 무시해버려. 말로는 쉽지. 마음이 어려워. 내 마음 왜 고생시켜야 하나.
끓어오르는 나쁜 마음들이 미울 때가 있지. 착한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무해한 사람. 하지만 나도 다치면 아프니까.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들 하니. 웃는 입에 뾰족한 눈으로 한 번 쳐다볼 수는 있지.
그래도 됐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 무해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