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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Dec 27. 2022

정상이 아니라는 건가요?

이재문 저 [몬스터 차일드]

"문제요? 어떤 문제요? 발작 일으키는 거요? 그건 문제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지요."

50p


"하늬야,  넌 이미 정상이야"

"나는 네가 네 안의 그 아이랑 친해졌으면 좋겠구나."

"그 아이는 널 지키려는 거야."

109~110p


- 이재문 저 [몬스터 차일드] 중에서.






하마터면 할 뻔했다.

그만 좀 하라고.

눈을 찡긋 대고 큼큼 대는 소리도 한 번씩은 넘기기 힘든 순간이 있다.

타고난 생김을. 외모를. 고유한 기질을 나무라거나 바꾸라 강요당한다면.

그 마음을 어찌할까.

행여 그런 소리. 그런 눈빛을 보일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나다. 엄마다.






참관수업으로 뒤통수를 보고 있어도 엄마에게는 아이 얼굴이 훤히 보인다.

끊임없이 두 눈을 깜빡거리고 손톱살을 뜯으면서도 아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열렬히 호응하고 있을 것이다.


(의학적 견해나 치료과정은 여기서 논하지 않기로 한다.)



남편을 만난 첫날은 긴가민가 했고 얼마 안 지나서 맞다는 걸 알았다.

습관적으로 긴장 상태일 때 한쪽 눈을 끔뻑거렸다.

그 후 흡연이나 호흡기 문제려니 이비인후과를 보내봤으나 음성틱의 증상인 것을.

아이를 키우고. 아이의 틱을 발견한 후에나 알게 되었다.

세상에 틱이란 증상은 너무나 흔하고 너무나 다양했고 종합병원은 대기가 한참 걸렸다.


그 사이 [몬스터 차일드] 소장님 같이 증상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었고

나쁜 습관이니 엄격히 주시하고 고쳐나가란 말도, 지나가는 과정이거나 습관일 수도 있으니 제지시켜 보라는 말도 들었다.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잊고 있던 눈 깜빡임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아이의 오른쪽 눈이었다.

가슴이 철렁할수록 그 자체는 증상일 문제가 아니라는 몬스터 차일드의 소장이 되기로 한다.

아이를 더 지지하고 더 안아줄 알람이 울리는 것이라고.


가족도 한 번씩 속에서 불이 나는데 행여 타인에게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보여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봐.

몬스터 차일드에서 끊임없이 약을 먹여 억제시키는 하늬 엄마의 마음과 증상을 내보이는 건 괜찮다는 소 마음의 차이를 생각한다.

어쩜 종이 한 장 차이일수도.


우리 안의 결핍. 긴장의식한다고 잠시 심호흡한다고 통제되지 못하는 종류가 많다.

딸꾹질이나 한밤중 잠이 달아났을 때. 못 볼 걸 보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가족이나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그런 증상을 접할 때 본능적으로 쳐다보고 주목할 수 있다.

그저 다양한 사람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만 명심한다면.

나와 다르면 정상과 다르다고 상대방 세계의 문화에 편 가르기만 않는다면.

신이 우리가 발 딛는 바닥을 궁글게 빚으셨듯.

세상도 지구본처럼 한결 둥글둥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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