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한여름의 25일에 떠나니까 성탄선물을 2주 전부터 기대하고 삼일 전부터 잠 못 드는 심정인 양.
우리도 여행에 그런 기분, 내볼까?
생체리듬을 외부에 맞춘다는 것.
내 성격을 처음 본 사람들에 맞춰야 하는 것처럼 참 인위적이고 피곤하다.
그래도 재미로 해보자.
현지 시각인 자그마치 16시간이 원래 늦었던 것처럼 생활하기.
시차적응 위해 떠나기 삼일 전인 아이들 방학날부터 특훈에 들어갔다.
효과 여부야 알 수 없고
재미로 해보는 시차 적응,
그거 어때?
2주 전부터 엄마뿐 아닌 가족모두의 폰 바탕화면에 깔아 둔 앱이 있다.
재미난 막내만 신이 나서 수시로 지금 몇 시게?
묻는다.
도저히 적응되지 않아 한 번도 즉문즉답 시간 계산이 맞은 적 없다.
갤럭시폰 두 도시 시차 앱
기내에서 푹푹 자기.
멍한 좀비 관광객이 되지 않으려면 그리해야 한다.
잠순이 맘은 자신 있는데
세상 제일 기피하고 싶은 일이 잠인 둘째에겐 생각만으로도 싫은가 보다.
시차적응 삼일 특훈은 이런 식이었다.
말도 안 되는 시각에 일어나서 아침 먹을까? 해본다. 당연히 식욕 있을 시간 아니다.
말도 못 하게 졸음이 오는데 산책 나갈까? 해본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시간이다.
얼른 자야지? 하는데 눈은 말똥말똥, 세상 뭐든 해치울 기세의 시간이다.
아이들은 큭큭대며 신이 났고 난 반은 넋이 나갔다.
이 짓을 실전에서도 할 수 있을까?
시차고 여행이고 때려치우고 하던 대로 자고 깨고 싶다.
일부러 진한 코코아를 한 바퀴 돌려 마시며 까만 밤을 하얗게 불태울 뻔하다 잠들어버렸다.
시차적응 여부보다
이 과정에서 하나 배운다.
우린 빨빨대고 활동할 때 태평양 건너에선 불을 끄는 상황이고 우린 일력 한 장 넘기며 새 아침을 밝힐 때 지구 반대편에선 여전히 전날인 채로 퇴근시간만 바라보는구나.
의식적 간극 경험이 더 기억에 남을 듯하고 세상이 넓어도 어디나 상대적이라는 것.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이들과 일정시간의 시차를 극복할 예정이라면. 예비 적응기로 한 번쯤 도전은 재미나다.
그래도 16시간 차를 기내 문화려니 받아들이기는 생각만으로도 쉽지 않다.
시차적응, 그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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