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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May 29. 2017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염려하지 말고 직면하라

염려하지 말고 직면하라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미모와 지성까지 겸비한 아주 매력적인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남들이 알지 못하는 한 가지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눈썹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눈썹이 자라지 않아 밖에 나갈 때는 늘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습니다. 그녀에게 사랑하는 애인이 생겼습니다. 둘은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여 결혼했지만 여인의 마음은 늘 불안했습니다.

“남편이 혹시라도 내 눈썹의 비밀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나를 싫어하면 어떻게 하지?”     

아무리 떨쳐 버리려고 해도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일 년, 이 년, 삼 년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삼 년쯤 되었을 때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더니 끝내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맨손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선택한 일은 연탄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리어카에 연탄을 가득 싣고서 남편은 앞에서 끌고, 아내는 뒤에서 밀었습니다.     

어느 날 연탄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달동네 비탈진 언덕을 올라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날따라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아내의 얼굴이 온통 연탄재로 시커멓게 뒤덮이고 말았다. 시커먼 가루가 눈 속까지 파고들어 자꾸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내는 마음대로 눈물을 닦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을 닦다가 행여 눈썹이 지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아내는 눈썹이 없는 것을 걱정하며 노심초사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이다. 그때였습니다. 남편이 리어카를 한쪽에 세워놓고 아내에게로 다가왔습니다. 자기 목에 걸치고 있는 수건을 벗어서 그것으로 아내의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     

아내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런 불안한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건으로 계속해서 아내의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주었습니다. 눈물도 닦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의 눈썹 주위만큼은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를 생각해서 일부러 모르는 척했던 것뿐입니다.     

아내의 얼굴을 다 닦은 남편은 밝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의 얼굴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소!”     


사람들은 사소한 것들로 인해 걱정하고 염려하며 살아갑니다. 현실의 문제를 가지고 염려하지 않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기지고 염려합니다.이미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면서 근심하기도 합니다. 염려는 마음이 둘로 나누일 때 찾아옵니다. 마음이 나뉘게 되면 불안하고 안절부절못해 중요한 일도 결정을 못하고 자꾸 미루게 됩니다.     

염려란 목을 “조르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염려하다 보면 가슴이 뛰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꼼짝 못 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염려극복하지 못하면 큰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마음이 나뉘어 지는 것을 경계해야 니다. 마음이 나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심력이 약해집니다. 잠도 이룰 수 없고, 불안, 초조 , 긴장에 시달리게 됩니다.       

노만 빈센트 필 박사는 ‘사람이 걱정하는 일 중에서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40%,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걱정 이 30%,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26%,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이 4%’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염려하고 근심하는 것들의 96%는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불과 4%밖에 안 되는데 그것은 염려, 근심한다고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고, 실제로 우리가 염려, 근심하는 것들은 현실에서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카펙의 책 「거짓의 사람들」이라는 책에 보면 ‘조지’라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지는 뛰어난 세일즈맨이었습니다. 깔끔한 외모에 부드러우면서 친절한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었고, 금세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세일즈맨이 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가을 그의 아내와 함께 몬트리올을 방문했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오후, 성당 구경을 갔습니다. 그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성당이 관광 명소이기에 관광차 들린 것입니다. 그의 눈에는 성당이 음침하고 별다른 멋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구경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거대한 출입문 옆에 자그마한 헌금 바구니가 놓여 있었습니다. 조지는 잠시 멈추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한 푼도 교회에 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지나치면 자신의 안정된 생활에 액운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관광 명소에 입장료를 내는 셈 치고 1달러 자리 지폐를 찾았지만 그날따라 하나도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주머니를 뒤져 동전을 모아 55센트를 헌금한 속에 넣고 서둘러 문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조지의 머리를 강하게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너는 55세에 죽을 것이다”     

깜짝 놀란 조지는 다시 들어가 5달러 자리 지폐 두 장을 헌금함에 넣고 잽싸게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잊어버렸습니다.     

2주일 뒤에 조지는 다시 켄터키 주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차를 몰고 갔습니다. 운전을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커브 길을 알리는 45마일 속도 제한 표지판이 지나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선명한 글씨로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너는 45세에 죽을 것이다”     

조지는 그날 하루 종일 혼자서 고민했습니다.

“왜 처음에는 55였는데 나중에는 45로 바뀌게 되었는지!”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다시 조지는 한 작은 도시의 변두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엎튼(Upton) 입구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세 번째 생각이 섬뜩하게 머릿속을 통과했습니다.

“너는 엎튼이라는 사람에게 상해당할 것이다”     

이제 그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뒤에는 혼자 기차역을 지나가는데 ‘너는 저 건물 천장이 무너져서 죽게 될 것이다’ 그 뒤로 매일매일 가는 곳마다 이런 생각들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점점 아침이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밤에는 걱정과 근심으로 인해 잠을 이루 수 없었습니다. 밥맛도 잃어버렸고 삶의 의욕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로노크(Roanoke) 강을 건너고 있을 때 또다시 섬뜩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네가 이 다리를 통과하는 것은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조지의 두려움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날 밤은 한잠도 이루지 못했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로노크 강은 그가 거의 매일 건너는 강이었습니다. 만약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하다면 수많은 단골손님을 놓치게 되고 그의 일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조지는 새벽 1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차를 몰고 로노크 다리를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그가 죽지 않고 다리를 건너온다면 그 생각이 거짓이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용기를 내어 로노크 다리를 무사히 건너갔다가 되돌아왔습니다. 휘파람이 절로 나왔습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했지만 몸은 더 가뿐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공포는 없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사흘 후에 파이엣빌(Fayetteville) 근처의 깊은 구덩이 옆을 지나는데 또다시 불길한 생각이 들어오면서 마음에 선명한 글씨가 새겨졌습니다.

“차가 구덩이에 쳐 박혀 너는 죽을 것이다”     

조지의 증세는 갈수록 심각해졌고 매일 밤 염려와 근심으로 두려움에 장소를 찾아가느라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어 그의 몸무게는 반으로 줄어들었고 신경은 더욱 예민해져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정신과 의사인 스카펙을 만나 진료를 받았을 때 조지의 병명이 ‘강박 신경증’이었고 조지는 스캇펙 박사님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고 완치되었습니다.     


이처럼 염려와 걱정은 더 큰 두려움을 만들어 내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도록 우리의 삶을 옭아맵니다. 염려는 우리로 절망하게 하고 낙심하게 함으로 우울증에 빠지게 합니다.

염려, 걱정을 이겨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급적 빨리 문제에 직면해야 합니다. 문제는 회피할수록 더 커지게 되고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직면하기 싫고 고통스러운 문제일수록 빨리 직면하게 되면 문제가 작아지게 됩니다.     


데일 카네기저서 「카네기 행복론」이라는 책에 보면 뉴욕시에 살고 있던 석유업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무서운 공갈과 협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협박이라면 영화에서나 나오는 줄로 알았는데 정말로 협박을 받은 것입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제가 경영하는 석유 회사에는 여러 대의 배달용 트럭과 운전기사들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물가 관리국 조례는 워낙 엄중했기 때문에 거래처에 주는 배급량이 정해져 있었죠. 그런데 일부 운전기사가 저도 모르게 거래처에 줄 배급량을 속이고 그것을 횡령했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었으나, 법률상으로 피고용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했고, 더구나 만일 이 사건이 드러나 신문에라도 실리면 회사의 신용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24년 전에 선친이 창립했던 자랑스러운 이 회사는 도산할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극도로 고민했습니다. 사흘 밤낮을 침식을 잊고 넋 빠진 사람처럼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안절부절못했죠. 그자에게 5천 달러를 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마음대로 하라고 버텨 볼 것인가? 두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악몽으로 치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밤이었습니다. 우연히 카네기 씨의 강좌에서 받았던 『고민을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들추게 되었는데, 캐리어 씨의 ‘최악에 직면하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만약 내가 돈을 주지 않아 그자가 고발을 한다면, 최악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하고 제 자신에게 물었다.

그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회사가 망한다. 그것이 최악이다. 감옥에 들어갈 리는 없다. 업계에서 신용을 잃고 회사가 문 닫게 될 뿐이다. 별수 없지......’

회사는 망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아무튼 일자리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하는 수 없다. 나는 석유에 관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자신이 있다. 취직을 부탁하면 나를 써 줄 회사는 몇 군데 있을 법하다....... 저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앞일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최악의 상황을 더 좋게 만드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찾아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면 제가 모르고 있던 해결법을 일러 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껏 생각이 여기가지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골치를 앓았던 것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만사를 제처 두고 변호사한테 가보리라. 저는 이렇게 결심하고서야 깊은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다음 날 아침 변호사는 제게 검사를 찾아가서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바로 실행했습니다. 검사는 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더니, 이런 공갈 사건은 전에도 자주 있었으며, 이 계통의 감독관이라고 사칭한 사나이는 수배 중인 사기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나쁜 놈에게 5천 달러를 내주려고 사흘 동안을 줄곧 고민했다니 말입니다.”     

                           데일 카네기 「카네기 행복론」 씨앗을 뿌리는 사람. 45-47쪽  

  

 문제를 직면하게 되면 문제의 해결책이 나옵니다. 문제에 직면하지 않는 것은 게으름입니다. 생각의 게으름 때문에 문제에 직면하기를 꺼려하고 고민하고 염려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고민하고 염려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문제 해결더 어렵게 만듭니다. 인생은 선택입니다. 염려는 잘못된 선택 해서 오는 것입니다. 직면하지 않으려는 데서부터 오는 것입니다.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문제에 직면하기로 선택하면 문제 해결책을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직면하면 자유가 입합니다. 깊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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