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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Oct 14.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Ran 1902년 ~ 1963년)     


나짐 히크메트는 터키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 문학에 눈을 뜨게 되었고 17세의 나이에 이미 시집을 발간했다. 1916년 해군 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 3년 후 해병들의 혁명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제적당하고 모스크바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경제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유학 중에 러시아의 전위적 시인이자 혁명가인 야마코프스키의 영향을 받아 공산주의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는 여러 잡지에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글들을 써서 체포당했고 12년 동안 옥중생활을 하면서 많은 시와 희곡을 남겼다. 그의 대표 시라고 할 수 있는 「진정한 여행」 은 이때 쓴 시중의 하나이다.      

진정한 여행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고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 별’이며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 살지 않는 미래를 기다리게 하고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설렘’을 주는 시이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깊은 통찰이 나를 설레게 한다.      



청년 시절, 깊은 어둠이 온몸을 짓누를 때 무작정 바다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동해든 서해든 바다가 있는 곳이면 상관하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다가 주는 시원함이 나를 짓누르던 어두움을 벗겨 주고 늘 미래와 희망이라는 두 날개를 달아주었다.      


희망을 품은 마음에 새로운 미래가 싹트고 열정을 노래하는 새가 찾아온다. 우리는 환경을 탓하며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마음에 무엇을 품고 사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마음에 쓰레기를 품으면 벌레가 나오고 몸을 해치는 해충들이 우글거리게 된다. 좋은 것들을 마음에 품을 때 좋은 것들이 나온다. 희망을 품는 마음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사랑을 품는 마음에서 용서와 자비가 나온다.      


날이 제법 쌀쌀해졌다. 가을이 깊어가는 모양이다. 두툼한 옷을 준비하는 것도 지혜 일 수 있으나 먼저 마음을 살피고 따뜻한 사랑을 품어보자. 더 풍성하고 행복한 미래가 열릴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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