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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Sep 30. 2017

느낌이 있는 하루

쉼표가 있는 삶

쉼표가 있 


아침부터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한 달 전부터 등 뒤쪽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앞으로  옆으로 뒤로 옮겨 다니면서 날 괴롭힌다. 날을 잡아 동네 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소변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별 이상이 없다면서 약을 처방해 주었다. 약을 먹었는데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약사인 아내가 증상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묻더니 ‘아무래도 췌장염 같다’고 말했다. 췌장염은 약도 필요 없고 며칠 금식하면서 쉬면 낫는다. 바로 금식에 들어갔다. 음식을 끊고 물만 마시면서 3일을 보냈다. 머리도 맑아지고 몸에 있던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      


금식을 하던 날 아침에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 몸속에 있는 장기들은 매일 쉬지 않고 일하는데 참 피곤하겠구나! 가끔씩 쉬게 해 주면 좋겠구나!”   

  

삶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휴식을 취할 줄도 알아야 한다. 쉼은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더 큰 성장으로 이끌어 준다. 음악에서는 박자보다는 쉼표가 중요하다. 쉼표가 없으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쉼표는 우리 삶의 억덕진 곳에서 더 필요하다. 쉼은 단순한 휴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방전된 휴대 전화기를 다시 사용하려면 반드시 전기 콘센트에 연결해 충전해야 한다. 그냥 아무 데나 놓아두면 아무리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사용할 수 없다.      

 

쉼이 더 큰 성장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생명의 원천이 되는 창조주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관계가 연결되어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생명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쉼은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더 큰 성장으로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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