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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_모시 호프먼

비합리적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게임 이론의 놀라운 힘

by 안철

[리뷰] 모시 호프먼, 에레즈 요엘리 著/ 김태훈 譯.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김영사. 2023.

비합리적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게임 이론의 놀라운 힘



이 책은 모시 호프먼 Moshe Hoffman과 에레즈 요엘리 Erez Yoeli가 함께 쓰고, 해챗출판그룹의 임프린트인 베이식북스에서 2022년에 출간한 책입니다. 원제는 『Hidden Games: The Surprising Power of Game Theory to Explain Irrational Human Behavior』로, 비합리적인 인간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게임 이론을 활용한 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책에는 머리말이 없어서, 무슨 목적으로 쓴 것인지 종잡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 이르고 나서야 “아 그런 거였어?”라는 반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책이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나 두세 개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숨겨진 보상의 작용을 드러내는 양식화한 게임이론 모형을 구축했다. 이 과정을 충분히 반복하면 게임이론으로 권리, 미학, 윤리학, 이타성, 왜곡 등 인상적인 영역에 걸쳐 혼란스러운 수수께끼를 설명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게임이론이 필수불가결한 도구임을 증명했다. - 406쪽

그리면서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발언들도 가관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1차 보상 측면에서 비용과 편익을 따지기만 하면 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비용과 편익으로 잡을지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라고 단순화합니다. 이쯤 되면 그냥 밥 로스가 떠오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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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에 대해 공부를 좀 해보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공부의 시작은 책부터 찾아보는 일이었습니다.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들 중에서 그럴듯한 제목의 책들부터 살펴봤습니다. 우선은 굳이 찾아가기 귀찮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서울 관악구에서는 새마을문고로 시작했던 동네의 자생적 봉사조직을 구립도서관의 대출 시스템으로 편입시켜서 상호대차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의 책을 골라잡았습니다. 심지어 책의 부제는 “게임이론이 알려주는 인간 행동 설명서”입니다. 책에 대한 소개를 대충 살펴보고는, 게임이론 강의를 위한 교재쯤으로 이해하고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만... 이번에도 번역서명에 제대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게임이론이 알려주는 인간 행동 설명서라기보다는, 인간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게임 이론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에 가깝습니다. 게임이론을 적용해서 추론해 낸 인간 행동의 이유가 주목적이 아니라, 게임이론을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모델을 적용하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늪에 빠진 듯이 허우적거렸습니다. 내시균형이 어떤 의미인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독서를 시작한 터라, 두 ‘밥 로스’의 설명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번 독서의 최대 수확이라고 하자면, 적어도 내시균형이 무슨 말인지는 어설프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게임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여전히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부지런히 다른 책을 살펴봐야 할 듯합니다. 프로파간다의 경우와 시작이 비슷한 것 같아, 머리가 아픕니다.

내시균형 Nash equalibrium에서 각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을 전제로 최선을 선택한다. 한 플레이어가 현재 전략에서 이탈하면 이득을 취할 수 있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이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경우 내시균형 상태로 볼 수 없다. 어떤 플레이어도 현재 전략에서 이탈해 이득들 볼 수 없는 상태가 바로 내시균형 상태다. -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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