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8
엄마한테 뜨개질을 배우고 난 후 난데없이 나는 착해지려고 한다. 욕심이 많은 내가 첫 목도리를 완성하고, 엄마아빠한테도 절대 양보하지 않았었는데, 털모자 하나를 뜨고, 두 개를 뜨고, 세 개를 뜨고, 뜨면 뜰수록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들에게 내가 만든 따뜻함을 나누어주고 싶어진다. 혹 잃어버리더라도, 누군가는 주워서 이 겨울 따뜻하게 보낼 것임을 믿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첫 모자는 까만 피부를 가진, 사랑하는 우리 언니한테 주었다. 갈색 바탕실에 알록달록한 색실이 섞여 있는 모자다. 작품명은 초코 파르페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