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독재자 제우스

피디카 쓰는 그리스 신화

by pdcafe


김원익 선생님은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4장 '캐릭터의 원형 그리스 신들'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신들에게

각각의 특징에 맞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얼음 공주 아테나, 모태솔로 아르테미스, 프로사랑꾼 아프로디테, 질투의 화신 헤라처럼 말이죠.

김원익 작가는 아테나와 헤파이스토스 캐릭터에 마음이 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캐릭터의 원형에서 가장 먼저 아테나를 다뤘고 가장 마지막에 헤파이스토스를 소개하고 있거든요.

그리스 신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제우스 이야기를 마지막에 배치했는데,

바로 그 앞에 헤파이스토스를 이야기합니다. 헤파이스토스에게는 '고독한 예술가'라는 칭호를 붙여줬지요.

오늘은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를 생각해볼텐데, 김원익 선생은 제우스를 냉혹한 독재자라고 소개합니다.


제우스(Zeus)는 신들의 왕이자 하늘의 신으로, 로마에서는 유피테르(Iupiter)라고 불렀고,

영어로는 주피터(Jupiter)라고 합니다. 행성 가운데 가장 큰 목성을 주피터라고 부르지요.

하늘의 신답게 제우스를 상징하는 새는 독수리, 제우스가 주로 사용하는 무기는 번개와 벼락과 천둥입니다.


제우스는 티탄 신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신들의 왕이 됩니다.

올림포스에서 가장 큰 신의 자리에 오르죠. 그리고 천하를 3등분하여 형제들과 나누어 가진 다음

나중에 아테나 등 자식들이 태어나자 그들에게도 각각 대업을 맡겼습니다.

올림포스의 주신은 모두 12명이죠. 대신인 제우스와 제우스의 아내이자 신성한 결혼의 수호 여신인 헤라,

바다의 신이자 곧 바다인 포세이돈, 저승을 다스리는 하데스, 곡식을 다스리는 여신 데메테르,

헤라 여신을 도와 인간의 가정과 부엌을 돕는 헤스티아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 여섯 신은 모두 제우스와 형제 아니면 남매 입니다.

그리고 주신 중 나머지 여섯은 제우스의 아들 딸인데요.

태양과 음악과 의술을 관장하는 아폴론,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

제우스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천상의 심부름꾼이자 상업의 신인 헤르메스,

만들지 못할 것이 없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지혜와 정의로운 전쟁의 여신 아테나,

무지막지한 전쟁의 신 아레스는 모두 제우스의 아들 딸입니다.

KakaoTalk_20250627_073759316.jpg 제우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김원익 작가는 제우스를 현대 사회의 CEO에 비유합니다.

제우스가 개창한 올림포스 신족의 조직은 현대의 대기업이나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했는데, 제우스는 이런 방대한 조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며 다스렸지요.

제우스는 특히 권력에 대한 욕구가 아주 강했습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장차 테티스가 낳게 될 아들이 제우스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듣자마자 그녀와 결별하지요. 그리고 평범한 영웅 펠레우스를 찾아 둘을 결혼시킵니다.

혹시라도 테티스가 뛰어난 영웅과 결혼해 걸출한 아들이 태어날까 두려워 별 볼 일 없는 펠레우스를 점지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권력 유지와 관리에 철두철미한 캐릭터였지요.

권력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저버린 이야기가 또 하나 있습니다.

지혜의 여신 메티스를 사랑했던 제우스는 어느 날 메티스에게서 태어난 자식이 자신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곧바로 메티스를 조그맣게 만들어 꿀꺽 삼켜 버립니다.

열 달 뒤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머리 한 쪽을 깨트리자 완전무장한 아테나가 태어나지요.

Pallas_Athena_or,_Armoured_Figure_by_Rembrandt_Harmensz._van_Rijn(copy위키피디아).jpg Pallas_Athena_or,_Armoured_Figure_by_Rembrandt_Harmensz._van_Rijn(copy위키피디아)

아테나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제우스가 낳은 자식이 또 한 명 있지요. 바로 디오니소스입니다.

신전의 여사제였던 세멜레의 아름다움에 반한 제우스가 틈만 나면 세멜레를 찾아가 밀회를 즐겼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라가 세멜레의 어릴적 유모로 변진해 세멜레를 찾아가 넌지시 한마디 건네지요.

밤마다 찾아오는 그가 제우스인지 어떻게 확신하느냐며,

올림포스에서 입는 하늘의 옷을 보여달라 해보면 제우스인지 가짜인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이죠.

헤라가 뿌린 의심의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어느날 세멜레는 제우스에게 자신을 사랑하거든 부탁을 들어달라고 하지요.

스틱스강에 맹세하라고까지 합니다. 그리고, 하늘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하지요.

그것만은 안된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이미 스틱스강에 맹세까지 했기에 피할 수 없었습니다.

천상의 옷을 입고 나타난 제우스를 보자마자 세멜레는 그 강렬한 빛에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고 말지요.

그 안타까운 순간 제우스는 세멜레가 남긴 핏덩이를 소중하게 안아 자신의 허벅지를 가르고

그 안에 넣었습니다. 열 달이 지나 디오니소스가 태어나지요.

제우스와 세멜레.jpg 제우스와 세멜레,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제우스는 사랑도 포기할만큼 권력을 관리하기 위해 냉혈한이 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을 도운 할머니 가이아의 충고를 무시하고 지하 감옥 타르타로스에 감금된 티탄 신족을 석방하지 않았지요.자신의 정적이라고 생각되면 무자비하게 탄압할 수도 있는 캐릭터입니다.


신화학자들은 제우스가 수많은 여신이나 여자들과 사랑을 나눈 것을 정치적 행위로 분석하기도 합니다.ㅏ

그리스 반도의 원주민들이 섬기던 여신들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결혼 정책의 소산이었다는 것이지요.

사실 헤라는 원래 상당한 세력을 유지했던 모계사회를 상징하는 신이었습니다.

헤라가 제우스와 결혼한 것도 고대 그리스에서 모계사회의 세력이 부계사회 세력에 통합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해석합니다.

결국 결혼도 일종의 동맹이었고, 사랑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말이지요.

KakaoTalk_20250627_073759316_01.jpg 주피터,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제우스를 그린 그림을 보면 그가 늘 번개를 손에 들고 있습니다.

어떤 그림에서는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왼손에 번개를 꼭 쥐고 있다고 하지요.

김원익 선생은 제우스가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로 살고 있는지 잘 암시해 주는 그림이라고 분석하는데요.

제우스 스스로 자신도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찬탈한 전력이 있는 터라 무의식 속에서도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듯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우스에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권하고 있지요.

캐릭터의 원형 그리스 신들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간의 창조와 심판 이야기로 넘어갈텐데요.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참고하며

재미있고 유익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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