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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슴또치 Oct 13. 2022

원더풀 사이언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Review 시리즈


나탈리 앤지어의 <원더풀 사이언스>의 타깃은 전적으로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과학을 소개하는 글이다. 과학을 소개하는 글들이 참 많았지만, 이 책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과학의 실용성이 아니라 과학은 재밌는 것이라고 알려주려 했기 때문이다. 왜 과학이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에 많이들 국력 증진, 생활의 편의, 더 나은 삶의 질 등을 이야기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재미있으니까요."



그리고 함께 나열되는 여러 과학자들의 사연이나 설명들은 과학에 대한 편견을 한 꺼풀 벗겨내게 해 준다.





과학 입문자를 위한 <코스모스>

이 책의 목표가 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책이 매우 쉽게 써졌다. 과학적 용어가 나오더라도 하나하나 풀어써주며, 눈앞에서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는 것 같은 상세한 비유와 과학자들의 재치 있는 유머들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어쓴다. 이 문장 흐름이 부드러워서 책을 읽으면서 앞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되짚는 일이 거의 드물다시피 한다. 역시 퓰리쳐 상을 받았던 작가의 글 솜씨는 다르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과학적인 소양이 전무한 상태가 아니었던지라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을 너무 풀어서 써주는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다. 그러까.. 다 큰 성인에게 이유식 먹이는 느낌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그만큼 과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딱 좋은 과학 저서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은 들어봤으나, 이 책의 제목과 두께의 묵직함에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과학 입문자를 위한 <코스모스>라고 생각하면 될 듯싶다. 쉽게 말해서, 자신이 이미 대한민국 고등 과학 교육과정을 어느 정도 다 갖췄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원더풀 사이언스를 읽기보다는 코스모스를 읽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나, 코스모스가 보다 상위에 있는 책인 거 같기는 하다





굳이 한 번에 다 읽을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되는 책


<코스모스>와 마찬가지로 <원더풀 사이언스>는 현대까지 발전해 온 과학의 전 방향을 유람선을 타고 투어를 돌듯이 가볍게 산책을 하는 듯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목차를 보면


1. 과학적으로 생각하기: 유체 이탈 체험

2. 확률: 누구를 위한 종형 곡선인가?

3. 척도: 크기와 놀다

4. 물리: 그리고 내게는 공허가 가득 차 있네

5. 화학: 불, 얼음, 스파이, 그리고 생명

6. 진화생물학: 모든 몸들의 이론

7. 분자생물학: 세포와 부속품

8. 지질학: 세계의 조각들을 상상하기

9. 천문학: 천상의 피조물들


이와 같이 각 과학 분야들을 소개하는 구성이다. 각 챕터마다 이 과학들이 우리가 전혀 모르던 것이 아니고, 이러이러한 점에서 재미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각 챕터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바로바로 몰아서 봐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본인 또한 이 책을 6개월에 걸쳐서 틈날 때마다 읽었다.





T형 인간상이 되기 위하여

워낙 융합형 인재라는 말이 들리는데, T형 인재가 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전공은 깊게 알고, 주변 지식들은 두루두루 아는 것이 T형 인간상인데, 이런 책을 한 번씩만 읽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비선호하는 부류의 책이 세 종류가 있는데


첫째가 '자기 계발 서적' (예시: 워런 버핏처럼 안정감 있게, 스티브 잡스처럼 과감하게)

둘째가 '~~~ 의 철학' (예시: 해리포터의 철학, 디즈니의 철학)

셋째가 '대화를 위한 얇은 지식들 나열'

이다.


마지막의 경우는 원더풀 사이언스처럼 과학자들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고 조사를 하고 퇴고를 받아서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임의로 정리하는 그런 책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책들을 읽는다고 지식이 쌓이지도 않을뿐더러, 정확하게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특히나, 과학 분야에 대한 책들이 그러하다.  얕은 지식을 기왕 얻어갈 거라면, 제대로 된 책을 읽는 게 낫지 않을까? 바로 이 책, <원더풀 사이언스> 말이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에 통달할 수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실 '문송하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의 준말)'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에게 마음 놓고 맡길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만약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다면,  최소한의 어느 정도의 교양을 쌓고 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보다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원더풀 사이언스>를 한 번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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