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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Mar 17. 2024

인구문제에 대한 생각(3)

-태어남만이 아니라 죽음에 주목해야.

인구문제에 있어서 지금까지 많은 분이 태어남(출생률)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또 주목해야 할 것은 사망률이다. 출생률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사망률은 거의 확실하게 예상되기 때문에 살펴보기 쉬운 면도 있다.           

위키백과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자 수는 광복 이전인 1925년부터 625 전쟁 전까지는 50~60만 명대를 오르내리다가 전쟁 후기인 1952~53년에 70만 명대에 들어섰다. 그리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1959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하고 그 흐름이 1971년까지 이어져 1965년의 99만 6천 명을 제외하고는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태어났다.           

그 이후에는 인구가 서서히 줄어 1983년에 70만 명대에 들어섰고 2000년까지 60만 명대로 서서히 줄어들었다. 그 추세가 1998년 이른바 IMF사태 이후에 결혼과 출산이 줄어들면서 2000년에 64만 명이던 출생자 수가 2001년 55만 9천 명, 2002년 49만 6천 명으로 2년간 무려 15만 명이 줄어들었다. 이른바 ‘1차 인구절벽’이다. 1997년~99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우리나라 IMF 사태가 겹치면서 고용 안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급격하게 출산율이 낮아져 생긴 현상이다.          

출생자 수는 그 이후에도 서서히 줄어들다가 2016년부터 다시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때는 외부의 영향이 아니라 국내 요인에 의한 것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맞물려 상대적 빈곤감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른바 ‘2차 인구절벽’이다. 이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2016년 40만 6천 명이던 출생자 수가 2019년 30만 3천 명, 2023년 22만 9천 명으로 줄어 4년 동안 18만 명이 줄어들었는데 지금도 진행형이다.           

위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많이 들어왔던 출생률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불편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다른 사항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사망자 추이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사망자 수는 625 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 이후에는 20만 명대를 꾸준하게 유지해 왔다. 기대 수명이 1950년대 말 47.9세에서 80년대 말에는 70.3세로, 다시 2010년대 초에는 81.3세로 늘어난 까닭에 출생인구에 비해 사망자 수가 크게 늘지 않는 이른바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기대 수명은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90세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러한 기대 수명의 증가로 인한 사망자 수가 덜 줄어드는 지연 현상은 조금은 더 이어질 것이지만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연간 2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던 사망자 수는 2010년대부터 점차 증가하더니 2020년에 들어와서는 30만 명대로 올라섰다. 일부는 코로나로 인한 영향으로 보이나 인구 추계로 볼 때 다시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52년 생이 평균 수명 82세에 도달하는 2034년경부터는 60만 명대 후반에 도달할 것(1952년 출생자는 72만 2천 명이었다)이며, 1959년생이 평균 수명 83세에 2042년 경부터는 1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 수를 기록하게 될 것(1959년생은 101만 2천 명)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향후 10년간 대략 450만 명 정도가 사망하고 그 이후 10년 동안은 800만 명대의 인원의 사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출생 인구는 현재의 연간 20만 명 대를 유지하더라도 인구 감소는 꾸준하게 이어져 매년 20만 명에서 60만 명 정도가 감소하여 향후 25년 후에는 적어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 정도는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 2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출생자 수가 더 급감한다면 국가 전체 인구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현재 인구 35만의 도시라면 26~27만 명 규모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보다 인구가 25%가 줄어든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도시 과밀 등 대부분의 문제가 없어지거나 적어도 기본 개념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전문가의 말을 빌자면 우리나라에서 큰 폭의 출산율 감소에는 IMF사태, 국제금융위기, 급격한 집값 상승 등 경제적인 어려움에 의한 장래 안정성, 고용 불안 등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급격하게 인구가 줄면서 남게 되는 부동산 등이 새로운 해법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 35만의 도시가 26만 도시가 되면 우리나라 평균 가구원 수 2.2명으로 해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거의 4만 채의 집 수요가 줄어든다. 전국적으로는 무려 227만 채의 주택수요가 준다. 기대 수명이 120세 등으로 더 이상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사망률 증가에 의한 지연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망자 수의 증가는 기정사실이다. 코로나 사태 때 월간으로 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장례식장의 시신 안치 공간이 부족하여 혼란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를 차분하게 대비해야 할 때다.          

전국의 오지를 다니며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분에 따르면 지금도 산골 오지에 집을 잘 지어 놓고 정작 사람은 사라진 곳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우리 인구의 25%가 줄어든 때를 생각하면 빈집뿐만 아니라 빈 마을도 급증할 것이다. 노인 중에는 1인 가구도 많고 시골에는 더 많이 있으니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소 도시는 물론 수도권도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도쿄 인근 위성도시의 아파트에는 빈집이 많아 관리비를 낼 수 없어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설문한 결과를 보면 어린아이 양육에 들어가는 교육비와 주거비로 인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사망자 수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성년이 되어 주택이 필요할 즈음에는 정말 지금처럼 집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울까라고 말이다.     

인구 변동 내용(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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