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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May 12. 2024

인구문제에 대한 생각(5)

- 우리 모두는 인간입니다.


고도성장 시기에는 작은 교육을 통해서라도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다. 또 그 시대에는 먹고살려는 사람들로 넘쳐나던 시대였다. 마침 정부에서 시작한 새마을 운동은 농촌의 모습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도시로 사람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남자보다 여성의 인건비가 싸고 낮은 학력의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못 배운 사람들은 반복적이고 고된 일을 한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았다. 비싼 기계보다도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야간근무와 3교대 근무, 주말 특근은 당연하게 생각했다. 점차 인건비가 올라가고 근무시간이 줄어들자 그러한 일들이 외국인으로, 자동화된 기계로 변화되기는 했지만 인간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는 사회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저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날 뿐이었다.      

수십 년 같은 일을 해온 분도, 오랜 경험의 노하우를 갖춘 분들도 자식들에게는 자신의 직업을 물려줘 더 큰 발전을 이루기보다는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이른바 ‘갑’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직업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이뤄주기를 원했다.      

또한 고용주의 횡포에는 단체로 맞서면서 노사문제가 생겨나고, 귀족노조가 생기기도 했지만 이는 다시 비정규직 문제로, 임시직으로 바뀌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맴돌고 있다. 내 자식은 어떻게 해서든지 갑의 위치에 있는 판사나 검사나 의사나 아니면 대기업으로, 공무원으로, 공기업으로 가라 하고 작은 자리에라도 안착을 하면 안도의 숨을 쉰다. 

대기업의 횡포에 속앓이를 하던 사람은 자식을 공무원으로 키워 대기업을 옥죄거나 대기업의 일원이 되어 다른 중소기업 위에 군림하도록 한다. 영원한 갑은 없지만 모두가 갑의 위치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 갑은 순간의 선택이 좌우한다. 당연히 그 순간의 선택에 목을 맨다.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고 하면서 제 자식은 서울로 보내고 남의 자식은 남아서 고향을 지키라고 한다.      

그들은 또 이야기한다. 인구가 줄면 외국인들을 수입하면 된다고.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다 같이 인간답게 의미 있게 살 방법을 고민하고, 다 같이 나아가야 한다. 그런 세상에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새마을 운동 이전에 새마음 운동을 먼저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잘 사는 것은 마을 길을 넓히고 초가집을 없애고 냉장고와 세탁기 들여놓는 것만이 아니다, 새마을 운동의 구호였던 ‘잘 살아보세’라는 말이 온 국민의 마음을 뒤흔들어 후진국이었던 이 나라를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자살률 세계 1위를 비롯하여 여러 지표는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어떻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새마음 운동을 먼저 했으면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하고 말이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새판을 짜야한다. 누구나 제대로 잘 사는 세상, 행복한 세상, 그러한 세상이 온다면 인구문제는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 공돌이로 이순이 지나도록 살아도 잘 사는 게 뭔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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